전 美Fed 부의장 "9월 금리 인하, 시장 기대보단 가능성 낮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출신인 리처드 클라리다 핌코(PIMCO) 경제고문이 9월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싼 시장의 기대감이 다소 높다고 진단했다. 중장기 투자전략 핵심으로 '채권'을 꼽으며 채권 세대 교체가 시작됐다고도 강조했다.

클라리다 고문은 11일 서울에서 열린 '2024년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Fed가 올해 한차례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에서 9월 인하 가능성을 80%로 예상하고 있으나, 그 정도로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 확신할 수 없다면서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공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포함한 주요 경제지표들에 따라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글로벌 채권운용사 핌코에서 글로벌 전략고문으로 활약했던 그는 2018년9월~2022년1월 Fed 부의장으로서 미국의 통화정책에 관여했다. 이후 2022년부터 다시 핌코에 합류해 현재 뉴욕사무소의 매니징 디렉터 및 글로벌 경제고문을 맡고 있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C.로웰 해리스 경제학 및 국제관계학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클라리다 고문은 이날 중장기 투자전략 핵심으로 채권을 내세웠다. 그는 "투자자의 관심이 다시 채권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채권 시장이 타 자산과 비교해 더 낮은 리스크로 더 나은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채권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인 상황에서 채권의 매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 10년 이상 동안 지속되었던 저금리 시대에서 투자자들은 추가 수익을 더 내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노력을 했어야 했지만, 이제는 채권 금리의 세대적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리스크 조정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채권에 대한 매력적인 전망은 향후 5년간 투자자에게 '주식 60%, 채권 40%'라는 전통적인 자산 배분 패러다임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라며 "심지어 (비율을) 그 반대로 생각할 만한 근거도 제시해준다"고 설명했다.

핌코는 특정 시장에서 은행이 철수하면서 자산 기반 대출, 특히 미국 내 소비 강세로 인한 소비자 관련 분야 대출에서 매력적인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은행 부문의 변화 자본 수요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채권에도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클라리다 고문은 투자자들이 향후 5년간 유의해야 할 경제리스크도 꼽았다. 먼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성장 촉진을 위해 미국이 단행한 대규모 재정부양책이다. 이로 인해 부채 규모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확대됐다는 지적이다.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대규모 자본 투자와 급속한 주가 상승 역시 우려점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고평가된 기업의 가치 변동, 낮은 등급의 취약한 기업 직접 대출 시장 역시 리스크로 언급됐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