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차관 “북러 조약, 한반도 문제 군사적 해법 시도 국가들에 경고”
러시아 외무차관이 10일(현지시간) 북·러조약이 한반도 위기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는 이들에게 경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발다이 토론 행사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북‧러 조약이 동북아에서 안정화 역할을 할 것이고, 적어도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거나, 망상을 갖고 있는 국가들에게 경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루덴코 외무차관은 “아마도 실제로 이(군사적 해결)를 시도하려는 의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덴코 차관은 북‧러가 가까워지면 중국이 이를 불편해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1961년 중국과 북한 사이에 유사한 조약이 체결된 적 있다면서 중국이 북‧러의 밀착을 이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지적한 조약은 ‘조·중 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으로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이 규정돼 있다.
루덴코 차관은 “우리는 한반도와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 대해 중국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며 “베이징에 있는 우리 친구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었다. 푸틴 대통령은 새 조약에 대해 “한 쪽이 침략당하면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약을 1961년 7월 북한과 소련이 맺은 조·소 상호방위조약처럼 유사시 “지체 없이”, “온갖 수단으로” 군사 원조를 제공하도록 하는 자동 군사 개입 조항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다만 1961년의 조·소 조약과는 달리 ‘유엔 헌장과 북·러의 국내법에 준해’라는 단서가 달려 있어 자동 군사 개입이 아니라는 '발뺌 해석'의 여지도 있다.
북‧러간 밀착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성토의 도마에 올랐다. 나토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다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대러시아) 포탄과 탄도미사일 수출을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를 큰 우려를 갖고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북‧러간 밀착에 대해 “편의에 의한 잠정적인 결속이 아닌 중대한 전략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가진 양자회담에서 “최근 러시아와 북한이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을 체결하고 군사적, 경제적 밀착을 가속화 해나가는 움직임은 동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지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의 관점에서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공감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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