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무시가 한국축구 근간 흔든다’…강원 서포터스도 축구협회 비판 걸개

김명석 2024. 7. 1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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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서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당시 울산 HD 감독 선임 행정을 비판하는 걸개를 건 강원FC 서포터스 나르샤. 사진=강원 서포터스 나르샤

강원FC 서포터스가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하는 걸개를 내걸었다. 강원과는 상관이 없는 선임이지만, 크게 보면 결국 한국축구의 근간인 K리그를 뒤흔든 결정이라는 것이다.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는 지난 1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5개월 만의 선택이 돌.돌.홍(돌고 돌아 홍명보)’, ‘K리그 무시가 한국축구 근간을 흔든다’는 항의성 걸개를 들어 올렸다. 울산 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을 시즌 도중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축구협회의 행정을 비판하는 걸개다.

나르샤 측은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한국축구 전체를 보면 아쉽다. 아쉽다는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답답하고 퇴화하고 있다”며 “2002 월드컵의 신화를 겪어 최초 원정 16강을 달성한 2010 월드컵이 끝난 지 10년이 훨씬 지난 시점에, 아직도 한국축구 뿌리인 우리 리그를 무시하고 우습게 보고 있는 협회의 행태에 분노를 금치 못하겠다. 언제까지 리그 팬들만 고통받고 힘들어야 하나. 참담하다”고 적었다.

강원 서포터스뿐만 아니라 전날 열린 김천 상무와 수원FC의 경기 중에도 양 팀 서포터스가 함께 “정몽규 나가”를 함께 외치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홍명보 감독의 수락도 문제지만, 시즌이 한창인 상황에서 K리그 구단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안한 것만으로도 축구협회의 행정은 질타를 받아야 한다는 비판 목소리가 울산이 아닌 다른 구단 팬들 사이에서도 나오는 셈이다.

울산을 지휘하던 홍명보 감독에게 시즌 도중 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한 것만으로도 축구협회 내부에서는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앞서 홍명보 감독의 선임 브리핑 자리에서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울산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동시에 K리그와 울산 팬분들께는 소속팀 감독을 시즌 도중 A대표팀으로 모셔 죄송한 마음이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경질 직후에도 ‘3월 내 정식 감독 선임’을 기준으로 내세우고, 홍 감독을 포함해 개막을 앞둔 K리그 사령탑들을 후보군에 포함시켰다가 K리그 팬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임시 감독 체제로 급선회한 바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취재진과 만나 “이 자리는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다. K리그가 요즘 대표팀 이슈에 많이 가려졌다. K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대표팀 감독 이슈와 K리그에 선을 긋고 K리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사령탑은 홍명보 감독이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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