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림팩 첫 女해군 지휘관 나왔다 "적의 잠수함 다 잡을 것"
미국 하와이 진주만 일대의 다국적 해양 훈련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파견된 하현진(42·해사 59기·중령 진) P-3 해상초계기 파견대장은 ‘최초 타이틀’이 두 개다. 해군항공사령부의 첫 여군 비행대대장(61전대 611비행대대)이면서, 올해 림팩에서 해군의 항공 전력을 총괄하는 P-3 파견대장을 맡은 최초의 여군 지휘관이기 때문이다.
하 중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카네오헤 해병대 기지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나 “한국 해군이 영국·캐나다 등처럼 보다 먼 수역에서 연합 초계 작전을 수행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카네오헤 기지에는 림팩 기간 미국·일본·캐나다·한국의 해군 공중 전력과 해병대 전력이 집결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Q : -어떤 임무를 맡았나.
A : “내일부터 뉴질랜드, 캐나다, 인도, 영국 등과 함께 대잠전, 대수상전 훈련 10여 소티(출격)가 예정돼 있다. 첫째는 승무원들의 연합 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목표고, 이달 초 도입된 P-8A 포세이돈 초계기가 2026년 림팩에 처음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P-8A 운용 국가로부터 작전 노하우를 전수 받는 목적도 크다. 한국은 림팩에 1998년부터 P-3 초계기를 파견해왔다. P-8A 이전 세대인 P-3의 림팩 참가는 올해가 마지막이될 듯하다.” (※초계기는 은밀히 움직이는 적의 잠수함을 각종 레이더·전자 신호 등으로 탐색·추적하는 무기 체계다.)
Q : -한반도와 태평양 작전 수역의 차이가 느껴지나.
A : “우리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평소 대북 대잠전 임무 때와 긴장도를 비교하긴 어렵다. 한반도는 상대적으로 좁은 해역이고 상선·어선들도 많다. 잠수함을 탐색하는 측면에선 복잡하고 시끄러운 환경에서 단련했다고 할 수 있다. 그와 반대로 태평양은 조용하고 수상 표적도 거의 없다. 림팩 기간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들과도 대잠전 훈련이 예정돼 있는데, 우리가 못 잡는 잠수함은 없을 것이다.”
Q : -향후 목표가 있다면.
A : “여기 와서 외국군과 교류해 보니 뉴질랜드, 캐나다 등은 자국에 국한되지 않고 훨씬 더 먼 바다에 가서 대북, 대러 연합 작전도 많이 수행한다. 한국은 이들보다 초계기 대수도 많은데 주로 대북 임무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우리 대비 태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북극해 등 더 먼 바다로 작전을 나가 한국이 국제 안보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해군에서 항공 병과를 택한 몇 안 되는 여군 지휘관이다. 같은 해군 출신으로 P-3 초계기의 조종사였던 남편의 영향으로 이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Q : -최초 타이틀이 많다.
A : “이번 P-3 파견대에는 나 외에도 여군 조종사, 정비사가 있다. 처음 해군에서 항공병과를 선택했을 때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여군이 적었던 건 맞다. 그렇지만 여군이란 걸 의식하며 군 생활을 해오지 않았다. ‘여군이니까 실수하지 말아야지, 더 잘해야지’가 아니라 단지 군인으로서 내 일을 책임지고 잘 수행하고 싶을 뿐이다.”
이번 림팩 기간엔 그 외에 각국의 여군 지휘관들이 곳곳에서 활약했다. 림팩 훈련의 지휘부인 연합공군구성군사 사령관은 호주의 왕립 공군의 루이스 데자르댕 준장이 맡고 있다. 네덜란드 6000t급 호위함 '트롬프'의 얀 반 베우세콤 함장도 여군이다.
진주만=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70세까지 운동 한번 안 했다, 30대 몸 돌아간 93세 비밀 | 중앙일보
- '9년째 불륜' 홍상수·김민희 또 일냈다…'수유천' 로카르노행 | 중앙일보
- 신강서 1억 써도 못 들어간다…999명만 허락된 ‘비밀의 방’ | 중앙일보
- "이러다 대형사고 터진다"…요즘 성수역 퇴근시간 충격 장면 | 중앙일보
- 모텔 뛰쳐나온 알몸 여고생, 편의점 달려가 "도와주세요" 무슨일 | 중앙일보
- 쯔양 "전 남친 협박에 술집서 일하기도…40억 뜯겨" 충격고백 | 중앙일보
- 김신영 "박주호 파이팅"…라디오 진행 중 공개 응원한 사연 | 중앙일보
- 이천수 "혼자 싸우는 박주호, 제2의 이천수 될 것…선배들 못났다" | 중앙일보
- "살려달라" 승강기에 빗물 차올랐다…안에 갇힌 50대男 사망 | 중앙일보
- 황희찬 "흥민이형, 英서 한번도 못 만나…연락하면 늘 약속 있어"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