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막에 웬 미군 전투기?…대만 총통부 이어 미군 기지 본뜬 훈련장
중국 신장위구르의 사막에 미 전투기 모형이 설치된 걸 두고 중국이 미 항공모함 타격 훈련을 했고, 이는 미국에 대한 경고의 의미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중국군이 대만 주요 시설과 비슷한 모형을 제작해 훈련한 데 이어 미군 기지를 가상의 타격 대상으로 한 훈련장을 만든 것이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 분쟁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클래시리포트를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이 미국의 F-35와 F-22 전투기 모형을 대상으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장소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타클라마칸 사막의 뤄창(若羌)현으로 이 지역 위성 사진 속엔 미 항공모함과 스텔스 전투기 모형 20대 이상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위성 사진을 보면 일부 전투기가 손상된 흔적이 있는데 미국 알래스카·하와이·괌 등 미 해군 주둔지를 타격하는 훈련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의 군사평론가인 량궈량(梁國樑)은 “위성 사진 대부분이 F-22가 주둔한 미 알래스카 기지에 대한 훈련으로 보인다”며 “F-22는 지난해 중국의 이른바 ‘정찰 풍선’을 격추한 전투기”라고 설명했다.
중국군의 훈련 장소가 위성 사진을 통해 공개된 걸 두고 ‘미국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티모시히스는 “미 전투기 모형을 숨기지 않은 건 모형이 공개돼도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군사 훈련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걸 상기시켜 미국이 경고로 받아들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중국이 특정 장소를 대상으로 군사 훈련을 벌인 것으로 추정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연합보 등 대만 매체들은 중국군이 총통부 등 대만 주요 시설을 본뜬 군사 훈련용 표적물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매체들은 온라인에 공개된 위성 사진을 인용해 중국군이 네이멍구자치구 주리허 훈련기지에 대만 총통부와 외교부 등이 있는 타이베이 보아이특구를 재현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앞서 2년 전에도 대만 북동부 이란현에 있는 쑤아오 해군 기지를 타클라마칸 사막에 군사 훈련용으로 따라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2015년에도 관영 중국중앙(CC)TV가 공개한 중국 인민해방군 훈련 영상에서 대만 총통부(총통 집무실)와 비슷하게 생긴 건물이 확인됐다. 당시 중국군은 이 건물을 대상으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대만 주요 시설에 이어 미군 군사기지와 똑 닮은 군사 훈련 시설을 마련한 것이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되면서 중국이 양안 갈등 상황 시 미국이 개입하는 시나리오를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학 대학원 콜린 코 연구원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 해군의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한 훈련”이라며 “남중국해나 양안에서 갈등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개입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베이징=이도성 특파원 lee.dos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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