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3년 뒤엔 보험료 수입만으로 연금지출 감당 못한다"
국민연금제도가 지금처럼 유지되면 2027년엔 보험료 수입만으로 연금 급여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왔다. 저출생·고령화 여파로 가입자가 줄어드는 반면, 수급자는 더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11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중기재정 전망'(2024~2028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는 올해 2205만4921명에서 2028년 2141만793명으로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5년 새 약 64만명이 줄어드는 셈이다. 보고서는 "2022년 이후엔 가입자가 (코로나19 여파에서) 회복된 수준을 유지했지만, 코로나19 극복(엔데믹) 이후엔 생산활동인구 감소로 가입자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연금 수급자는 급증할 거란 전망이다. 노령·유족·장애연금과 반환·장애·사망일시금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수급자는 올해 735만7515명에서 2028년 934만4388명으로 5년 새 199만명 가까이 늘게 된다.
여기엔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하면서 속속 수급자 대열에 합류하는 게 영향을 미쳤다. 1955년생은 이미 2016년부터 노령연금 신규 수급자에 들어섰고, 1961~1963년생은 각각 2024~2026년에 연금을 받기 시작한다. 보고서는 "베이비부머는 인구수뿐 아니라 연금 가입 이력도 이전 세대보다 많다"면서 "2028년까지 노령연금 신규 수급자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료 수입은 가입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 등에 따라 올해 60조7857억원에서 2028년 65조3639억원으로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연금 급여 지출도 수급자 증가를 타고 같은 기간 45조1980억원에서 73조5654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2027년엔 보험료 수입(64조3535억원)보다 급여 지출액(67조6071억원)이 많아지면서 역전이 이뤄지게 된다. 앞으론 보험료로 걷는 돈보다 수급자에게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다만 보험료 수입 외에 적립금을 굴려서 거둔 투자 운용 수익, 이자 수입 등이 있기 때문에 당장 '적자' 걱정은 없는 편이다. 적립 기금 규모는 올해 1092조394억원에서 2028년 1306조1805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월 공개된 국민연금 장기 재정 추계(향후 70년 치)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0년 최고 1755조원의 기금을 적립할 거란 전망이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재정 문제는 심각해진다.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2041년부터 보험료 수입과 투자 수익 등을 합친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지고(적자 전환), 2055년엔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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