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에 기시다 만난尹, 한·미 회담 추진…체코 원전 수주전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 도착해 연쇄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부터 독일·캐나다·네덜란드·스웨덴·체코·핀란드·일본 순으로 7개국 정상을 만나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 5월 한국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 이후 미국에서 두 달 만에 만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또 만나 정말 반갑다(윤 대통령)”“서울에서 뵀던 기억이 생생하다(기시다 총리)며 반색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11번째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러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체결 등 군사 협력에 우려를 표하고 함께 대응해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최근 북·러의 밀착은 동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한·미·일의 캠프데이비드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와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 등 나토 주요 회원국 정상을 만나 북·러 간 군사협력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과 유럽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날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인 '워싱턴 선언'을 통해 “다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포탄과 탄도미사일 수출을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를 큰 우려를 갖고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북한 지원을 규탄하며 “유럽ㆍ대서양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체코·네덜란드·스웨덴·핀란드 등 4개국 정상과는 신규 원전 협력과 핵심 광물 공급 등도 함께 논의했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는 이번이 세 번째 정상회담으로 이달로 예정된 체코의 신규 원전 4기 건설에 대한 입찰 결과를 앞두고 막판 수주전을 펼쳤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파벨 대통령을 만나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시공 능력과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해 금융지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또 한 번의 쾌거를 만들기 위해 긴밀히 대응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빈방문했던 네덜란드의 딕 스호프 총리와 만나선 반도체 동맹으로 대표되는 두 국가 간 반도체 협력을 논의했다.
한·독일 정상회의에선 문재인 정부 때 무산됐던 독일의 유엔사령부 가입 환영 인사가 오갔다. 한국전쟁 당시 의료지원국이었던 독일은 2019년 유엔사 가입을 희망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거절했다. 당시 종전 선언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한반도 유사시 한·미 연합사령부를 지원하는 유엔사를 확대하는 것이 불편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올해 초 다시 독일이 유엔사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한·미 측에 알려왔고 조만간 가입이 성사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환영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엔 김건희 여사와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주재하는 나토 정상회의 친교 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 함께 초청받아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조우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11일(현지시각) 오전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도 추진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 브리핑에서 “양 정상이 잠시라도 만나 이야기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한·미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양 정상이 만나 얘기해야 할 주제가 있다”고 말했다. 회담이 성사될 시 두 정상은 북·러 협력을 규탄하며 확장억제를 비롯한 한·미 동맹의 강력한 결속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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