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중국車 굴기를 대하는 자세

최대열 2024. 7. 1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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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200만대 이상 완성차를 만들어내 상당 부분을 현지 소비자에게 팔았다.

유럽이나 일본 업체에 비해서는 중국 진출이 한발 늦었지만 특유의 실행력과 정서적 유대감, '꽌시' 등을 앞세워 빠르게 자리 잡았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는 10년 전부터 인공지능(AI) 기술을 가다듬으면서 자율주행에 접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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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관세정책은 효과 의문
中 이점 활용한 전략 변화 필요

현대차와 기아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200만대 이상 완성차를 만들어내 상당 부분을 현지 소비자에게 팔았다. 유럽이나 일본 업체에 비해서는 중국 진출이 한발 늦었지만 특유의 실행력과 정서적 유대감, ‘꽌시’ 등을 앞세워 빠르게 자리 잡았다. 분위기는 일순 뒤바뀌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을 둘러싼 외교 마찰과 이후 불거진 한한령, 여기에 코로나19 등이 겹치면서 몇 년째 내리막길이다. 현지 점유율만 보면 1%대에 그친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사업 부진은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로 타격을 입은 흔치 않은 케이스로 여겼다. 그런데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을 보면 현대차가 한발 앞서 매를 맞았을 뿐 해외 메이커 대부분이 비슷한 처지다. 2008년 이후 중국 1위 브랜드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폭스바겐은 지난해 15년 만에 비야디(BYD)에 선두를 내줬다. 세계 최대 도요타나 혼다의 올해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두 자릿수 이상 줄었다. 고가 외산 브랜드도 비켜갈 수 없다. 포르셰의 상반기 현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3% 빠졌다.

빠진 점유율은 로컬 메이커가 가져갔다. BYD를 비롯해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지리, 중국 제작사 가운데 일찌감치 수출에 신경 썼던 체리는 현지 내수 시장이 쪼그라든 상황에서도 두 자릿수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중국 로컬 브랜드의 내수 점유율은 코로나19가 불거지기 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40%가 채 안 됐는데, 올해 들어 60%를 넘겼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애국주의적 소비성향이 맞물려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전동화 전환이 빠르다. 중국에선 전체 신차 가운데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 비중이 40%에 육박한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서구권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전기차 시장 전망 비관론이 힘을 얻는데 중국은 여전히 순항한다. "앞으로 2년 안에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80%에 달할 것(리윈페이 BYD 대외업무 총괄)"이란 자신감이 충분히 근거가 있다는 얘기다.

최근 다녀온 베이징에서도 이런 기류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도로 위에는 신에너지차임을 보여주는 녹색 번호판이 즐비했다. 새로운 동력원을 쓰는 기술만 앞선 게 아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는 10년 전부터 인공지능(AI) 기술을 가다듬으면서 자율주행에 접목해왔다. 지금도 베이징과 우한에 무인택시 수백대가 다니면서 매일 10만㎞ 이상 주행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에서 보호무역 기조가 강해지면서 중국의 자동차 굴기를 억누르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관세다. 중국산에 수십% 관세를 부과해 쉽게 자국 내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중국 자동차를 완전히 배격하기보다는 자국 자동차 기업에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의도지만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서구권 완성차 회사 역시 배터리 등 핵심 부품 공급망은 물론 완제품까지도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BYD나 지리 등 일부 중국 업체는 유럽과 중남미에 공장을 지을 준비를 마쳤다. 적으로 두기 버거운 상대라면 서로의 이점을 적절히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맞는다고 나는 본다. 중국 옌청에 있는 한국 자동차 기업 기아가 인근 동남아나 중동 쪽을 겨냥해 수출거점으로 전략을 바꾼 것처럼 말이다.

산업IT부 차장 최대열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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