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양 “전 남친 몰카·폭행…4년간 착취당했다” 충격 고백
논란 당일 본인 채널 통해 직접 입장 발표
“전 남친 강요로 유흥업소 일…방송 수입도 전부 뺏겨”
구독자 1000만명에 달하는 유명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27)이 수년간 전 남자친구로부터 불법 촬영에 이은 폭행·협박·금품갈취 등의 피해를 지속적으로 당해 왔다고 밝혔다. 뒤늦게 법적대응에 나섰지만 가해자가 사망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상태라고 한다.
쯔양은 10일 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 ‘tzuyang쯔양’에 올린 영상을 통해 5년여 전부터 전 남자친구 A씨에게 당해 온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이는 앞서 사이버 렉카 연합에 소속된 구제역, 전국진, 카라큘라 등의 유튜버들에게 과거를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협박당해 수천만원을 뜯겼다는 의혹이 이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제기된 데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이다.
쯔양이 고백한 피해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쯔양에 따르면 그는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기 전 만나 교제했던 A씨에게 이별 통보를 했다가 ‘몰래 찍은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폭행을 당하기 시작했다. A씨의 강요로 인해 유흥업소 접객원으로 얼마간 일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번 돈은 전부 A씨에게 갈취당했다.
쯔양은 “(A씨에게) 술 따르는 일을 더 이상 못하겠다고 얘기했더니 또 폭행을 당했다. 가족에게도 다 말하겠다고 협박해 더 대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흥업소 일을 그만두기 위해 생각해낸 게 평소 관심 있던 인터넷 방송이었다. 그는 “(A씨가) 돈을 어떻게 벌어다 줄 거냐고 하길래 ‘방송을 해서 벌겠다’고 하고 방송을 시작했다”며 “이후 거의 매일 맞으면서 방송을 했다”고 털어놨다.
방송 수익 역시 A씨가 전부 가져갔다. 쯔양은 “(난 돈이 없어서) 방송할 때 먹을 치킨도 못 시켰다”며 “광고 수익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돌이켰다. 방송이 잘 되기 시작하자 A씨는 소속사를 만들어 부당한 계약을 체결한 뒤 쯔양을 노예처럼 부렸다. 2020년 8월 뒷광고 논란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가 그해 11월 복귀했던 일련의 과정 또한 A씨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는 게 쯔양의 주장이다.
쯔양은 “그땐 제가 많이 어리기도 했고, 저에 대한 얘기가 조금이라도 나쁘게 나가는 게 수치스러워서 반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했다. 쯔양이 법적 대응을 결심하기 시작한 건 직원들에게까지 피해가 미치면서였다. 2년 전 쯔양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직원들이 ‘고소하자’고 제안했는데 이를 알게 된 A씨가 직원들에게까지 ‘가족을 죽이겠다’는 등의 협박했다고 한다.
A씨는 이후 쯔양에 대한 뒷얘기 등을 주변 사람과 유튜버 등에게 퍼뜨리고 다녔고, 이로 인해 다른 이들에게도 협박당해 2억원 넘는 돈을 뜯겼다고 쯔양은 주장했다. 그는 “(A씨가) 제 과거에 대해 없던 얘기까지 만들어내 제보하고 다녀서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고소를 진행했다”며 “그 과정에서 직원들이 (협박하는) 사람들을 대신 만나는 등 정말 많이 도와줬다”고 했다.
쯔양은 방송을 진행해 온 5년여의 기간 중 약 4년을 A씨에게 착취당했다고 고백했다. 그로부터 독립하게 된 건 최근의 일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 (방송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수천 번도 했다”며 “차라리 몸이 아픈 건 괜찮았다. 맞는 것도, 협박받는 것도 아무렇지 않았다. 그런데 가족 같은 직원들 때문에라도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협박 논란이 불거진 직후 직접 입장을 밝힌 배경에 대해선 ‘마음의 준비를 해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피해자이고 억지로 한 일이라고 해도 잘못한 건 맞는다”며 “언젠가 이 일이 알려지지 않을까 5년 동안 한 번도 불안하지 않은 적이 없다. 그래서 오늘 방송을 켜고 말할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제가 잠깐이라도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것에 대해 실망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숨겨서 죄송하다. 하지만 진짜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제 잘못이 없다고도 하고 싶지 않다. 제 선택들이 너무 후회스럽다”며 울먹였다. 다만 “살면서 단 한 번도 누구에게 피해를 끼친 적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쯔양은 말하는 중간중간 감정이 북받친 듯 호흡을 고르거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옥같은 나날이었지만 그래도 저 사랑해준 직원들이 있다는 것과 (시청자들에게) 받았던 사랑이 너무 좋았다. 제가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기뻤다)”면서 “이제 더 숨기는 것도 없다. 다 말하고 나니 약간 후련하기도 하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이제야 말해서 정말 죄송하다”며 “저는 이제 더 이상 숨을 생각이 없다.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틸 거다. 저 하나 숨는다고 해서 저를 가족처럼 대해준 직원들에게 피해를 드리고 싶지 않다. 제 전 재산을 드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잖나. 아무리 욕하셔도 저는 버티고 싶다”고 했다.
이어 쯔양의 법률대리인인 태연 법률사무소의 김태연, 김기백 변호사가 등장해 상세한 사건 개요를 설명했다. 이들은 “쯔양은 심리적 가스라이팅을 당하다 보니 겁이 나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함이 컸다”며 “(그러는 동안 A씨에게 당한) 피해는 극심했다”고 전했다. 이어 폭행 당시 쯔양의 울음과 비명 등이 담긴 녹취파일 일부와 상해를 입은 신체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쯔양은 A씨를 성폭행, 상습폭행, 상습협박, 상습상해, 공갈, 강요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나 A씨가 사망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이 외에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는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을 받았고, 미지급 정산금 40억원에 대한 청구 소송을 통해선 일부 금액을 받아냈으며, 쯔양 상표출원 이의신청도 인용됐다.
법률대리인은 다만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억측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나아가 (A씨의) 유가족에 대한 언급과 억측 등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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