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독일·캐나다·네덜란드 정상회담…"북·러 군사협력에 엄중한 우려"

서소정 2024. 7. 1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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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국 달하는 정상과 릴레이 양자회담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독일 정상회담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독일 정상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10여개국의 정상과 릴레이 양자회담 일정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컨벤션센터(WCC)에서 독일·캐나다·네덜란드 정상과 연쇄 양자회담을 하고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경제 협력에 엄중한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연대 강화에도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첫 회담 상대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와 만나 양국 관계 발전 방안과 역내 및 글로벌 현안, 독일의 유엔(UN) 군사령부 가입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파트너이자 가치 공유국인 한국과 독일이 양자 협력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지원, 공급망 교란, 기후 위기 등과 같은 글로벌 현안에서 공조를 더욱 긴밀히 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양국 간 다양한 레벨에서의 소통과 협력을 계속 심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양 정상은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북·러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체결을 통해 상호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며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러 군사협력에 국제사회와 연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尹 "독일 유엔사 가입 신청 환영"

독일의 유엔사 가입에 대한 논의도 테이블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독일의 유엔사 가입 신청을 환영한다"며 "독일의 이러한 이니셔티브가 규범 기반 국제질서 수호와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위해 더욱 많은 기여를 하겠다는 독일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관련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되는 대로 독일이 유엔사 회원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은 문재인 정부 당시 유엔사 가입을 희망했지만 문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캐나다 정상회담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같은 장소에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양자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양국 정상 간 상호 방문을 포함한 활발한 고위급 교류를 통해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확대,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2022년 9월 정상회담 후속 조치인 '2+2 외교·국방 고위급 회의' 개최를 통해 양국 안보 협력을 더욱 제도화하고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한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가치 공유국들이 연대해 역내·글로벌 안보를 수호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파트너인 한국과의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2+2 외교·국방 고위급 회의' 등을 통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또 캐나다의 향후 국방력 증강 관련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호혜적인 협력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하고,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러 군사협력에 국제사회와 연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또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인 한국과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캐나다가 상호 긴밀히 협력하는 데 뜻을 모았다. 트뤼도 총리는 "글로벌 무대에서의 기여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과 G7 간 협력이 앞으로 더욱 강화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에서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마르크 뤼터 전 총리에 이어 총리로 공식 취임한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취임을 축하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한국전 참전국이자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인 네덜란드의 신정부와 경제안보, 첨단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방문 시 합의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 양국 간 반도체 대화와 반도체 아카데미가 개최됐고, 내년에는 삼성-ASML 연구개발(R&D)센터가 착공될 예정임을 언급하며, 메모리 반도체 제조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가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스호프 총리는 "네덜란드 신정부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심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 합의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양국 간 반도체동맹, 과학기술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되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네덜란드와 "반도체동맹·과학기술 등 협력"

양 정상은 양국이 올해 9월 서울에서 제2차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를 공동 개최할 예정인 만큼, 이번 회의에서 군사 분야 AI의 책임 있는 이용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또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지속된 도발과 북·러 간의 군사협력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과 유럽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공통된 인식하에 북한의 비핵화와 북·러 협력 대응을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스호프 총리는 내년 나토 정상회의가 네덜란드에서 개최될 예정인 만큼, 앞으로도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파트너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독일·캐나다·네덜란드 정상회담에 이어 스웨덴, 체코, 핀란드, 노르웨이, 영국 등 10여개 국가 정상과의 연쇄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양자회담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이충면 외교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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