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Next]랠리에 고개든 빚투 ‘벌써 20조’…테마주 신용거래 폭증
증시 추가 랠리 기대감에 '빚투' 늘어
리스크 뒤따르는 신용거래 "반대매매 주의"
최근 코스피가 2800선을 넘어서자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고 있다. 증권가에선 단기간에 급등락하는 종목에 대한 신용거래는 원금 및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가 상승 기대감에 빚투 ↑…변동성 큰 종목 多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88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3일에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조원을 웃돈 것은 이차전지 투자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 9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이 금액이 계속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빚투'를 많이 하고 갚지 못한 대출이 쌓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최근에 신용거래가 증가한 것은 코스피가 2800선을 돌파하고 K-푸드, K-뷰티, K-산유국 등 테마주의 급등세가 나타나며 증시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스피는 연초 이후 지난 1월 저점 대비 꾸준히 상승해 약 18% 올랐다. 지난 9일에는 장중 한때 2875.37을 기록해 2022년 1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하반기 추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급등락을 반복했던 테마주에 대한 신용거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전 세계에 '불닭 열풍'을 일으킨 K-라면 대장주인 삼양식품의 신용거래 잔고는 지난 9일 기준 836억1600만원으로 한 달 전(327억9300만원) 대비 154% 늘었다. 또 K-뷰티 관련주 중 연초 이후 주가가 400% 이상 오른 실리콘투의 신용거래 잔고는 383억7300만원으로 같은 기간 114% 증가했다. 이 외에 크라운제과(134%), 토니모리(129%), 해태제과식품(126%), 롯데웰푸드(38%) 등과 더불어 동해 유전 테마 관련주인 넥스틸(120%), 포스코인터내셔널(52%)의 신용거래 잔고도 크게 늘었다.
신용거래는 양날의 검…"반대매매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최근 다시 고개를 드는 신용거래가 투자의 효과를 늘릴 수 있는 도구임과 동시에 위험이 내재된 양날의 검과 같다고 조언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확신이 있는 투자에 대해 일정 규모의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것은 자기 자본 대비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뒤따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최근 빚투로 투자금이 몰리는 일부 테마주, 단기 급등주의 주가가 급락하면 반대매매에 의해 하락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매매란 증권사로부터 신용거래융자를 쓰는 투자자가 주가 급락으로 담보유지비율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신용융자 기한 내에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그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손실을 피하는 것을 말한다. 반대매매가 실행되면 전 거래일 종가 기준 하한가로 주문이 들어가 강제 매도가 일어나는데, 하한가로 주문이 들어가는 만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 또 다른 반대매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도 있다.
특히 신용거래가 변동성이 높은 고위험 주식에 집중돼 있어 예상치 못한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용융자 활용에서 특히 개인투자자에게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신용거래에 대한 투자위험을 정확히 인식하고 위험 감내 수준에 맞는 투자를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신용거래는 일종의 가수요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특히 시가총액이 작고 변동성이 높은 고위험 주식에 대한 단기적이고 투기적인 사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포모(FOMO·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 수 있다는 공포감)' 심리로 빚투가 급증하는 만큼 시장에 새롭게 유입되는 개인투자자의 건전한 투자를 위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나온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연령대 투자자 등 투자 경험과 역량이 부족한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불안감으로 다른 투자자를 추종해 주식을 매수하기도 한다"며 "금융 지식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교육방식과 더불어 투자행태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식을 고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식투자의 특성 및 본인의 투자역량에 대한 이해를 돕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어떻게 담뱃갑에서 뱀이 쏟아져?"…동물밀수에 한국도 무방비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