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9월 금리인하 전망·기술주 랠리에 상승…S&P, 5600선 첫 돌파
'물가→고용' 시선 옮기는 파월
9월 금리 인하 전망 확산
11일 공개 6월 CPI 주목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0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가 뛰면서 S&P500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600선을 넘어섰고, 나스닥지수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발언으로 오는 9월 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하면서 기술주 랠리를 뒷받침했다. 시장은 다음 날 공개될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대기하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9.39포인트(1.09%) 상승한 3만9721.3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6.93포인트(1.02%) 오른 5633.9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8.16포인트(1.18%) 뛴 1만8647.45에 거래를 마쳐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주가 급등했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는 3.54% 급등했다. 올해 2분기 매출이 6735억1000만 대만달러로 시장조사업체 LSEG 예상치(6542억7000만 대만달러)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미국 반도체 기업인 퀄컴과 브로드컴은 각각 0.81%, 0.66% 올랐다.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2.69% 뛰었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출하량 목표치를 1년 전보다 10% 증가한 9000만대로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1.88% 상승했다. 테슬라는 0.35% 올라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튜이티의 스콧 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술주에 대해 "거품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종목들이 있지만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면서도 "기술주 7~10개가 S&P500 시가총액의 30~40%를 차지하고 있어 주가가 하락하면 효과가 증폭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은 전날 상원에 이어 이날 하원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출석한 파월 의장의 발언을 주시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서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해서 하락할 것이냐에 대한 충분한 확신이 서느냐인데, 아직 그렇다고 말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해서는 "완만한 추가 진전(modest further progress)"이 있었다며 "더 많은 좋은 데이터"가 인플레이션이 2%로 둔화하고 있다는 중앙은행의 확신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날 상원 발언을 재확인했다.
Fed의 통화정책이 그동안 물가 안정에만 무게 중심을 뒀다면 이제 완전 고용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할 일이 더 남았다"면서 "정책 입안자들은 노동시장의 상당한 완화에도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Fed는 현재 기준금리를 연 5.25~5.5% 수준으로 1년째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부터 11회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결과로 2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Fed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 후 9월 인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의 시선은 Fed의 금리 인하 근거를 뒷받침할 6월 CPI 지표를 향한다. 11일 공개될 지난달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 올라 지난 5월 상승률(3.3%)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4, 5월 CPI 상승률(각각 3.4%·3.3%)이 모두 전월(3.5%·3.4%) 수치를 하회한 데 이어, 석 달 연속 CPI 둔화세가 지속됐을지가 관건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6월에 3.4% 올라 5월 상승률(3.4%)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뒤인 12일에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PPI는 6월에 전월 대비 0.1% 올라 5월(-0.2%) 수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션 와이드의 마크 해켓 투자 리서치 수석은 "파월 의장의 증언, CPI·PPI 보고서, 기업 실적 시즌 등 이번 주 이어지는 데이터의 홍수에도 시장은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CPI 지표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채 금리는 약보합세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bp(1bp=0.01%포인트) 내린 4.2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수준인 4.62%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미국 재고 감소와 수요 확대 전망에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69달러(0.85%) 상승한 배럴당 82.1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42달러(0.5%) 오른 85.08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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