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먹사니즘’ 이재명, ‘방탄 투쟁’보다 정책성과로 입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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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대명’ 기류 속 어제 당 대표직 연임 도전 선언
요식 전당대회 넘어 이젠 협치·국정 기여의 길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 방탄’ 논란에도 어제 대표직 연임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보름여 전 대표직을 내려놓을 때부터 “출마하지 않기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8·18 전당대회 출마를 기정사실화했었다. 이 전 대표는 출마 선언문에서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만 있다면 제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질 수 있다”고 밝히는 등 국가 미래 비전에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즉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며 수권 능력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나 대장동·백현동·성남FC 배임·뇌물,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쌍방울 제삼자 뇌물죄 등 7개 사건으로 4개 재판정을 오가야 하는 피고인 신분이라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 같은 개인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해 대표 재임 1년10개월간 공당을 동원했다는 비판과, 거대 의석을 무기로 입법·탄핵 폭주를 일상화했다는 지적도 그대로 지나쳐 갔다. 거야의 힘자랑은 22대 국회에서 고스란히 되풀이되고 있다. 제왕적 사당화 논란엔 “(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걸 제왕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개딸로 불리는 비민주적 강성 팬덤정치와의 절연 요구도 사실상 거부했다. 선거 출마는 자유지만,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추나 성찰 없이 미래만 얘기한다면 그 말에 진정성이 실릴 리 없다.
이 전 대표의 대항마로는 ‘원조 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되는 김두관 전 의원이 나섰다. “이재명 독주 체제를 막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이 제왕적 대표, 1인 정당화로 민주주의 파괴의 병을 키우고 있다”며 이 전 대표를 직격했다. 청년·원외 인사인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도 가세하면서 전당대회는 표면상 3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공고하다.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도 기존 40%에서 56%로 올라갔다. 권리당원 다수는 개딸이 점유하고 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절대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된 것은 정권심판론에 따른 반사이익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다. 대표 연임을 넘어 차기 대선을 노리는 이 전 대표가 어부지리에 안주하겠다는 속셈이 아니라면 제1당 대표에 걸맞은 능력과 자격을 입증해야 한다. 민생고는 갈수록 커지고 있고, 의·정 갈등의 골은 깊다. 세제 개편과 국민연금·노동·교육 개혁 등 당파를 초월해 대타협을 끌어내야 할 국가적 난제가 수두룩하다. 어느 것 하나 거대 의석에 따르는 으뜸의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이번 전당대회가 특정인 옹립을 위한 요식행위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민심은 그럴싸한 언변이 아닌 정책과 실력, 성과로만 판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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