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날릴 순 없다
한국 남자골프 국가대표 안병훈(33)이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각오를 밝혔다. 안병훈은 “3위 안에 들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꼭 메달을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스코틀랜드에 머물고 있는 안병훈은 9일 열린 화상 인터뷰에서 “2016 리우올림픽 이후 두 번째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돼 기쁘다. 나라를 대표해 영광스럽다”면서 “올림픽은 3위 안으로 들지 못하면 사실상 의미가 없다. 쉽지 않겠지만, 잘 준비해서 꼭 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지난달 17일 발표된 남자골프 세계랭킹에서 27위를 기록해 26위의 김주형(22)과 함께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나라별로 세계랭킹이 높은 2명에게 출전 자격을 준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11위를 기록했던 안병훈은 “과거 출전 경험이 큰 도움이 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어차피 이번 대회는 다른 코스에서 열리는 만큼 차분하게 잘 준비하겠다”면서 “르골프 내셔널 골프장은 몇 년 전 프랑스 오픈이 열려 낯설지는 않다. 그러나 매년 가는 코스가 아니여서 현지에서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공격적인 전략보다는 평소와 다름없이 안전하게 플레이하려고 한다. 찬스가 오면 잘 잡고, 위험할 땐 안전하게 돌아가는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1988 서울올림픽 당시 탁구로 인연을 맺은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의 아들로도 유명한 안병훈은 유러피언 투어를 거쳐 2016년 PGA 투어에 뛰어들었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올 시즌 17개 대회에서 준우승 1회를 포함해 톱10에만 5차례 들며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대상 포인트 성격의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도 전체 10위다.
안병훈은 “골프는 잘 되는 날과 잘 안 되는 날이 확실하게 구분된다. 올 시즌엔 확실히 꾸준함이 좋아졌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내 골프는 10점 만점 중 5~8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안병훈과 김주형이 출전하는 파리올림픽 남자골프는 8월 1일부터 4일까지 파리 인근의 르골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다. 프랑스골프협회가 소유한 르골프 내셔널은 유러피언 투어 프랑스 오픈이 열리는 곳으로 2018년에는 라이더컵을 개최했다. 파리올림픽 여자골프는 7일부터 같은 코스에서 나흘간 열린다. 한국에선 여자골프 세계랭킹 3위 고진영(29)과 5위 양희영(35), 13위 김효주(29)가 출전한다. 남녀부 모두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열린다. 올림픽 골프는 단체전 경기는 없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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