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하면 유급 없다” 정부, 의대생에게도 당근책
교육부가 5개월째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한 방안을 내놨다. 유급 판단을 학년 말로 미루고, F학점(낙제) 대신 추후 성적을 정정해주는 ‘I학점(incomplete·미완)’ 제도 도입을 대학에 권고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의대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핵심은 의대생들이 학교로 돌아오기만 하면 유급을 당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우선 각 대학의 성적 처리 기한을 1학기 말에서 학년 말인 내년 2월로 미룬다. F학점 대신 임시로 I학점을 주고, 정해진 기간에 학습을 보충하면 성적을 줄 수도 있다. 다학기제 운영도 권고했다. 예를 들면 1학기를 10월까지 연장해 수업 기간을 확보하고, 2학기는 단축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를 2개 학기로 나눠 3학기를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정한 수업일수 감축도 허용한다. 학교 수업 일수(매 학년 30주 이상)는 2주 이내 범위에서, 교과 수업일수(매 학기 15시간 이상)는 학점당 필요 이수시간에 따라 자율 운영할 수 있다.
의예과 1학년은 진급시키는 게 기본 방향이다. 일부 과목에서 F학점을 받더라도, 2학기나 상위 학년에 수강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만약 1학년이 학교에 복귀하지 않아 내년에 신입생과 함께 수업을 듣게 되면, 1학년 과목에 대해 신입생에게 수강신청 우선권을 주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교육부의 유급 방지책을 두고 대학에선 “학생들을 수업에 돌아오게 할 근본적인 유인책은 아니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의대생들에 대한 소위 ‘천룡인’(특권층) 시비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법령과 학칙에서 정하는 성적·학사에 예외를 두는 것은 다른 학과 학생들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관계자는 “의대생들에게 낙제를 안 주고 (판단을) 미루는 것부터가 당연히 특혜”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미래 의료인력 수급 차질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공익 조치”라고 강조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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