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단 하나뿐인 뉴타운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4. 7. 1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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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마천, 1만5000가구 미니 신도시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내 지지부진하던 재개발 구역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사업지로 확정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관리처분인가를 받아내며 사업 막바지에 다다른 곳도 있다. 재개발을 마치면 거여마천뉴타운은 1만5000여가구 새 아파트촌(村)으로 탈바꿈한다. 최근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서울 강남권 유일한 뉴타운이라는 희소성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거여마천뉴타운은 송파구 거여·마천동 일대 104만3843㎡의 노후 주거지역을 아파트촌으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거여동은 1970년대 전후 서울 도심 개발 당시 쫓겨난 사람들이 판잣집을 짓고 살면서 생긴 마을. 일명 ‘개미마을’로도 불리며 구룡마을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꼽혔다. 그러다 2005년 뉴타운 구역으로 지정됐다. 거여동 3개 구역(거여2-1·거여2-2구역, 거여새마을)과 마천동 5개 구역(마천1·2·3·4구역, 마천성당) 등으로 구성됐다. 2008년 거여동 주민들이 먼저 재개발 조합을 꾸렸지만 이내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걷잡을 수 없이 침체되면서 거여마천뉴타운 사업은 하염없이 지체됐다.

2012년 마천동에서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꾸려졌고 2015년 이후 부동산 경기도 되살아나면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거여동이 앞질러 나가면서 사업이 가장 빨랐던 거여2-2구역은 2017년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총 1199가구)’을 공급해 2020년 6월 입주했고, 2019년 일반에 분양한 거여2-1구역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총 1945가구)’은 2022년 프로젝트가 완료됐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거여마천 재개발 사업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거여동 3개 구역과 마천동 6개 구역 등 뉴타운 내 9개 구역 모두 정비사업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내 유일한 재개발 구역이라는 점, 지하철 5호선 역세권이고 위례신도시를 바로 옆에 뒀다는 점 때문에 기대를 모으는 곳이다. (윤관식 기자)
마천2·5 신통기획 사업지 확정

거여2구역 입주 완료, 마무리 단계

마천2구역은 지난 3월 신속통합 기획안을 확정했다. 기획안에는 용도지역을 종상향하고 용적률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마천2구역 용적률은 현행 약 154%에서 공동주택 300% 이하, 복합용지 400% 이하까지로 높아진다. 마천2구역(7만4926㎡)은 이번 신속통합기획 결정으로 최고 39층, 1650가구 안팎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정비계획안 입안 절차를 추진하고 정비계획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속통합기획은 민간 주도로 개발을 추진하고 공공이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참여해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게 장점이다. 통상 5년 정도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2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한 마천5구역(10만8040㎡)에는 최고 39층 2041가구 아파트가 들어선다. 성내천 복원계획과 연계해 수변특화 주거단지로 재개발한다는 게 마천5구역 조합이 그리는 그림이다. 서울시는 최근 ‘제2차 도시재정비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소위원회’를 개최하고 ‘마천5구역 주택재개발사업’에 대한 재정비촉진계획·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2011년 재개발촉진지구로 편입된 후 약 13년 만에 재개발 계획이 확정됐다.

마천3구역(8만8730㎡)은 지난 5월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12월 건축심의를 접수한 지 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마천3구역은 건폐율 22.85%, 용적률 270.08%를 적용한 지하 5층~지상 25층 2364가구 규모 새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이외에 마천1구역은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이곳은 14만8498㎡에 2413가구 규모 재개발이 계획됐다. 마천시장(9757㎡)은 민간재개발로 추진되며 사업계획 수립을 추진 중이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최초로 공공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거여새마을구역은 조만간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을 맡는다. 대지면적이 7만1922.4㎡에 달하는 거여새마을구역은 공공재개발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최고 35층 높이의 아파트 1654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마천4구역은 올 1월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가 나면서 재건축 사업 9부 능선을 넘었다. 불과 2018년만 해도 조합이 설립된 2015년 7월 이후 3년 동안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비구역 해제 위기에 놓였던 곳이다. 하지만 주민 동의를 얻어 일몰제 적용 기간이 연장됐고 이후 발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 사업시행인가, 시공사 선정까지 마쳤다. 마천4구역은 지하 3층~지상 33층 10개동, 1372가구 규모 ‘디에이치클라우드’로 신축될 예정이다.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았다. 일반분양 가구 수가 조합원 물량의 2배에 이르는 구역이라 사업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거여마천, 얼마까지 오를까

거여2-1 롯데캐슬 34평 14억대

재개발치고는 늦은 감이 있지만 부동산 업계에서 거여·마천동에 거는 기대가 꽤 크다. 재개발을 모두 마치면 거여마천뉴타운은 1만5000여가구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다. 서울 강남권에 뉴타운 구역이 이곳뿐인 데다 지하철 5호선 역세권이고 위례신도시를 바로 옆에 둔 입지 때문이다. 거여마천뉴타운은 지하철 5호선 마천역과 거여역을 품고 있고 잠실·강남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버스 노선이 많다.

먼저 재개발을 마치고 입주한 거여2-1구역과 거여2-2구역 시세가 나쁘지 않은 점도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6월 8일 14억원(13층), 14억2000만원(27층)에 연달아 매매 계약서를 썼다. 지난해 5~6월 비싸야 13억8000만원(24층), 싸게는 11억원(28층)에도 거래됐던 아파트 가격이 1년여 만에 부쩍 올랐다. 이 아파트 일반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8억8400만~8억9700만원 수준이었다. 이 아파트를 일반분양으로 취득한 집주인은 청약 후 5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낸 셈이다.

사업 속도가 빠른 마천4구역 시세는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 시세를 감안해 형성돼 있다. 마천4구역 조합원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9억8300만원 안팎에 책정돼 있다. 같은 면적 일반분양가는 13억6000만원대에 책정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마천4구역은 관리처분인가로 조합원 권리 양도가 불가능한 상태고, 드물게나마 거래 가능한 매물이 나온다면 일반분양가와 조합원 분양가 차액만큼의 웃돈이 붙어서 나올 확률이 높다.

마천2구역의 경우 빌라나 단독·다가구주택 여부와 상관없이 대지지분을 기준으로 3.3㎡당 3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마천2구역과 마천5구역은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매수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현지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들은 “마천1·3구역을 중심으로 매물 문의가 많다”고 들려준다. 마천3구역에서는 대지지분 8평짜리 빌라가 7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온 바 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7호 (2024.07.03~2024.07.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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