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뱉으면 죽여버린다" 민폐 주차 차주가 붙인 '황당 쪽지'

민폐주차 일삼는 BMW 차주
입주민 불만에 협박 쪽지 붙여

민폐 주차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화가 난 입주민이 차량에 침을 뱉었다는 이유로 차주가 "죽여버린다" 등의 살해 협박을 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다.

민폐주차를 한 차주가 앞유리에 꽂아놓은 쪽지. 심한 욕설은 모자이크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차 빌런이 사람 죽인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주차 빌런이란, 주차와 빌런(Villain)의 합성어로 불법 주차 등의 주차장 이용 질서를 무시하는 행동을 하는 이를 뜻하는 신조어다. 작성자 A씨는 "지하 주차장이 1~4층까지 있어 주차 공간이 나름 여유로운 편인데도 1층 기둥 사시에 주차하는 사람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며 운을 뗐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흰색 BMW 차량이 주차 칸이 아닌 곳에 주차해 놓은 것이 보인다. '주차 금지' 고깔이 놓여있는 것을 무시하고 주차한 것으로 추측된다. 심지어 옆 주차 칸은 비어있다.

A씨는 "민폐 주차를 해서 화가 난 입주민이 차에 침을 뱉은 모양이다"라며 "'차량에 침을 뱉으면 죽여버리겠다'는 식의 쪽지를 앞 유리판에 붙여놨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쪽지에는 '침 한 번만 더 뱉어봐라. 죽어버리게. X(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은어) 같으면 전화해라'라고 적혀있다. 이어 A씨는 "112에 신고를 했고, 퇴근하고 (해당 차량이 아직까지도 주차되어 있는지) 확인해보려고 한다"라며 "주차를 이상하게 하는 것도 열 받는데, 살인 예고로 안 잡혀가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침 맞을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 "옆 칸이 버젓이 비어있는데 굳이 통로에 주차하는 심보는 뭘까", "글씨체를 보니 인성을 알 것 같다", "나라도 침 뱉었을 것 같은 주차네", "견인하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빈 좌석을 두고 주차장 통로에 차량을 주차한 차주.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편 최근 주차장 진·출입로·통로 등에 자동차를 무단으로 방치하거나 여러 칸의 주차구획에 걸쳐 주차해 타인의 정상적인 통행이나 주차를 방해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주차 관련 법령의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에도 '아파트 주차장은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어서 과태료나 범칙금을 부과하는 식으로 단속하기 어렵다'고 적혀있다.

이에 10일 국민의힘 송언석 국회의원은 타인의 토지나 주차장의 진출입로 등에 자동차를 무단으로 방치하거나 여러 칸의 주차구획에 걸쳐 주차하는 차량들에 대하여 견인 조치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타인의 토지나 주차장 진출입로에 차량을 무단으로 방치하는 행위로 인해 토지 소유주나 주차장을 이용하는 차주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주차장 진·출입로, 타인의 사유지 등에 무단으로 방치된 자동차를 조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