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인 반대, 거리투쟁 NO" MZ 세대 부상으로 노조 변화
직장 내 MZ 세대 비율이 커지면서 노동조합 운동에도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대변되는 한국 노동계에 MZ가 중심이 된 새로운 노조가 파고들면서 ‘이념중심·강경투쟁’보다는 탈정치·실용주의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Z세대가 주축이 된 노조가 본격 등장한 건 약 3년 전부터다. 2021년 2월 LG전자엔 기존 생산직 위주 노조와 별도로 화이트칼라 중심의 사무직 노조가 출범했다. 위원장은 30대 초반의 LG전자 4년 차 연구원이었고 집행부 4명이 모두 MZ세대로 구성됐다. 같은 해 금호타이어(사무노동조합)와 서울교통공사(올바른노조)에서도 20대~40대가 주축이 된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3년이 지난 현재 MZ 노조는 세력을 확장 중이다. 올바른노조는 약 3년 만에 2200명의 조합원을 가진 노동조합으로 성장했고 올해 사측과 임금·단체협약 개별 교섭권도 획득했다. 금호타이어 사무직노조는 지난해 12월 법원으로부터 민주노총 노조와의 ‘교섭권 분리’를 인정받았다.
MZ 노조가 '반짝' 등장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탈정치·탈이념을 선언하며 기성 노조와의 차별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노조의 이익이 침해되면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거나 불법 행위에도 ‘온정주의’를 호소했던 기성노조와 선을 긋는 모습도 보였다.
예컨대 올바른노조는 서울교통공사가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 한도를 넘어 무단결근한 채 조합활동을 한 간부 36명을 해고한 조치에 대해 “불법적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옹호했다. 양대노총이 “징계해고는 국제노동기구 협약에 반한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과 대조된다. 고용노동부가 노조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한 노조 회계 공시에도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노조 조합원들에게 투명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투쟁의 형태는 집단으로 모여 세를 과시하는 방식을 지양했다.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거리투쟁이나 집회·시위 같은 건 일종의 보여주기 용이다. 물론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지만 지나치게 정치화되면서 대중에겐 ‘또 장외투쟁을 하는구나’라는 인식밖에 주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모습은 기성 노조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거리로 나섰던 노조는 파업을 최소화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사가 6년 연속 파업 없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마련에 성공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는 1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당장 생산에 차질이 있을 정도의 참여율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파업을 해도 지속일수는 짧았다. 지난해 노사분규 지속일수는 9.4일로 역대 최초로 10일 이하를 기록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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