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안 보인 부·울·경 국힘 연설회
[김보성 kimbsv1@ohmynews.com]
▲ 국민의힘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2024.7.10 |
ⓒ 연합뉴스 |
국민의힘 지도부를 뽑는 7.23 전당대회 두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은 저마다 변화와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상대 후보에게 당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면서 날을 갈았다. 진흙탕 싸움 지적 탓에 후보 연설에선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과 요청' 문자메시지를 둘러싼 공방 언급이 자제됐지만, 소셜미디어 상에선 여진이 이어졌다.
"단결" 외쳤지만, 신경전 격화
10일 오후 1시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 앞은 진영이 나뉜 채 거친 신경전으로 혼란스러웠다. 당대표 선거운동원들은 부산·울산·경남 당원을 대상으로 한 행사가 열리기 한참 전부터 입구에 진을 쳤다. 오른편에는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 쪽이, 왼편에는 한동훈 후보 쪽이 자리를 잡고 지지를 호소했다.
▲ 10일 오후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및 최고위원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국민의힘 당원 및 지지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
ⓒ 김보성 |
2600석이 당원으로 가득 들어찬 연설회장 내부도 밖과 분위기가 다르지 않았다. 당대표 후보들은 자신만이 당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목청을 키웠다. 나경원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을 겨냥해 "저들의 야만적인, 후진국인 정치 막아내야 한다"라면서도 다른 후보는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국민의힘 나경원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하고 있다. 2024.7.10 |
ⓒ 연합뉴스 |
▲ 국민의힘 윤상현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윤상현 후보는 전면적 혁신을 내세우며 '당 중앙을 폭파해야 한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놨다. 괴멸적 선거 참패를 언급한 윤 후보는 이후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도, 책임을 묻는 사람도 없었다"라며 지난 총선을 이끈 한동훈 후보 등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당에 미래가 있느냐. 정말 뜨겁게 분노해야 한다"라고 반문했다.
한동훈 "탄핵 저지선을 지켜냈다"
이에 한동훈 후보는 "(비상대책위원장을 하면서) 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호소했고, 부·울·경이 나서서 결국 200석 개헌, 탄핵 저지선을 지켜냈다"라고 맞받았다. 한 후보는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과 상대 후보의 비판에 특별히 반응하지 않는 모양새였다.
그는 "우리는 분열한 모습을 보일 시간이 없다"라며 "우리 모두의 목표인 윤석열 정부의 성공, 제가 이끌겠다. 정권 재창출을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저를 이렇게 부르신 이유는 쓰고 버리기에 100일이 짧다는 거 아니었나.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무도한 민주당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 아니냐. 기회를 달라"라고 당심을 공략했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하고 있다. 2024.7.10 |
ⓒ 연합뉴스 |
▲ 국민의힘 원희룡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은 소셜미디어에서 계속
그러나 당대표 후보 정견 발표에서 보이지 않았던 '문자 읽씹' 논쟁은 대신 소셜미디어 상에서 표출됐다. 윤상현 후보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핵심은 이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지금과 같은 인식과 태도로 당 대표를 맡으면 당도, 대통령도, 본인도 어렵게 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한 후보가 당선되면 김 여사는 물론이고 대통령과도 단절돼 당정 관계 파탄이 불 보듯 뻔하다는 뜻이었다.
페이스북에 "결승전에 나가야 할 선수는 자신"이라고 밝힌 나경원 후보 또한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으로 당원의 실망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윤 대통령과의 불화설도 사실로 입증된 만큼, 당원과 지지층 표심이 급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대통령을 공격하는 당 대표, 그건 당원의 뜻과 기대가 아니"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여당의 당권을 놓고 벌어지는 이전투구 양상은 전당대회가 열리는 23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아직 여러 차례 합동연설회 일정이 남아 있어 '네 탓 공방'이 당 안팎에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집안 싸움에 보수 언론은 경고를 보내는 중이다. 지난 9일 동아일보는 <"자멸" 경고에도… 여 당권주자들 '김 여사 문자' 난타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배치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끝나지 않은 삼성 백혈병... "반도체 라인 자녀들에 이상징후"
- "한국, 이주노동자 사람으로 대하는 걸 손해라고 생각"
- 11시 오픈 식당인데... 7시 30분에 한동훈과 아침 먹은 오세훈
- '은퇴 후 개인택시'를 고민하는 분들께 답합니다
- 시간당 118mm 폭우, 충남 서천 산사태로 1명 목숨 잃어
- [단독] 화성시 공무원, 분향소 차린 아리셀 유족에 "언론플레이"
- 윤석열·국힘 쏙 뺀 이재명의 출마선언 "먹고사니즘이 유일 이념"
- 검찰, 한상진 기자 노트북 불법 압수수색... <뉴스타파> 영상 공개
- "배신의 정치" 홍준표 도발에 유승민 "정권 추락, 코박홍 탓" 응수
- "김건희 명품백이 대통령기록물? 국격이 있는데" 권익위원도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