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배달 수수료 인상한 배민…‘무료배달 전쟁’이 촉발한 수수료 논란
음식배달 업계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음식점에 부과하는 배달 중개 수수료를 3%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현재 6.8%인 배민의 수수료는 인상 후 9.8%까지 올라간다.
무슨 일이야
10일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배민1플러스’ 요금제 변경을 포함한 배달앱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중개 수수료 인상이다.
지난 1월 출시한 배민1플러스로 주문이 들어오면, 업주는 세 종류의 비용을 배민에 낸다. 음식 값의 6.8%는 중개 수수료, 2500~3300원 가량의 배달비, 그리고 카드결제수수료(결제금액의 1.5~3%)다. 이중 원래 6.8%였던 중개 수수료를 다음 달 9일부터 9.8%로 올리기로 했다. 배민은 배달원 한 명이 주문 한 건을 처리하는 ‘배민1’을 통해 2022년 3월부터 6.8%의 수수료를 부과해 왔다. 이번 수수료 인상은 약 2년 만이다.
이게 왜 중요해
수수료 인상으로 외식업주들 부담이 커졌다. 배민은 이를 감안해 이번 개편에서 업주가 내는 배달비를 지역별로 건당 100∼900원 낮추기로 했다. 서울의 경우 3200원에서 2900원으로 줄어든다. 포장 주문 수수료(6.8%)는 내년 3월까지 절반 수준인 3.4%를 한시 적용하기로 했고, 정액 요금제 울트라콜의 월 광고비(8만원)도 20%(1만 6000원) 환급할 계획이다.
일부 부담을 줄여준다 하더라도 업주들이 그간 수수료 부담을 호소해 온 만큼 반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전국 사장님 모임’소속 자영업자 300여명은 하루 동안 ‘배민1’을 통한 주문을 받지 않는 보이콧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배민은 왜
배민은 최근 2년간 대규모 흑자(2022년 4241억원, 2023년 6998억원)를 냈다. 그럼에도 수수료를 인상한 이유에 대해 배민 측은 쿠팡이츠 등 후발주자와의 경쟁 심화를 이유로 들었다. 배민 관계자는 “경쟁사(쿠팡이츠)의 무료배달로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심각한 위기감을 느꼈다. 수수료는 업계 통용되는 수준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배민이 인상한 수수료 9.8%는 쿠팡이츠(9.8%), 요기요(12.5%)와 비슷한 수준이다.
후발주자에 대한 위기감을 키운 것은 무료 배달이다. 배달 업계 성장이 주춤한 상황에서 경쟁사 쿠팡이츠는 지난 3월 ‘무제한 무료배달’을 시작했다. 1400만명에 달하는 쿠팡와우 회원은 모두 무료 배달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 덕분에 쿠팡이츠는 요기요(운영사 위대한상상)를 제치고 점유율 2위로 치고 올라올 수 있었다. 지난 6월 기준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전달 대비 5.3% 증가한 771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민의 MAU는 2169만명으로 여전히 1위지만 전달 대비 0.2% 줄었다. 배민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무료 배달 구독제 서비스 ‘배민클럽’을 지난 5월 출시했다. 지금까진 무료로 운영했으나 다음 달 20일부터는 월 이용료 3990원을 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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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이야
배민 측은 경쟁상황을 이유로 들었지만 배달 업계에선 다른 해석도 나온다. 모기업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처한 상황 탓에 반발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수료 인상을 강행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DH는 유럽연합(EU)의 반독점법을 위반해 4억 유로(약 6천억 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7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후 장중 주가는 17%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이었던 중개 수수료는 소상공인 상생 등 배민의 가치와도 연결된 부분이라 내부에서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다. 수수료 인상 결정은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드라이브(동력)가 있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국환 대표가 갑작스럽게 사임한 것도 수수료 인상을 압박하는 DH와의 갈등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배민 관계자는 “이 대표의 사임은 DH의 수익성 압박과는 관계가 없다”며 “DH의 벌금도 수수료 인상과는 별개의 일”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업계에선 배달앱 수수료 인상은 매장 내 식사와 배달의 음식 값을 다르게 하는 등 음식값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박상희 소상공인연합회 홍보과장은 “소상공인의 경우 배달 플랫폼을 안 쓰면 매출이 안나오고, 쓰면 적자라 운영이 힘들다”며 “배달 수수료 인상에 따른 비용을 어쩔수 없이 음식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배달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플랫폼 사업자와 외식업·관계부처·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이달 중 가동해 연내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다만, 협의체 구성을 앞두고 배민의 이번 수수료 인상 발표가 나오면서 관련 논의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더중앙플러스 : ‘배달의민족’ 덮친 ‘쿠팡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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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의 음식 무료 배달로 시작된 ‘2024 배달앱 전쟁’의 심층적 이면이 궁금하시다면 팩플 오리지널에서 확인해 보세요. 무료배달 응전에 나선 배달의 민족·요기요의 속내, 새롭게 음식 배달 시장에 들어오려고 하는 hy(옛 한국야쿠르트)의 전략까지 심층 분석했습니다. 네이버 뉴스페이지에서는 하이퍼링크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기사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1400만 대군 이끌고 왔다…‘배달의민족’ 덮친 ‘쿠팡맨’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6900
」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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