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단체 지정' 테니스협회 "이기흥 체육회장 사퇴하라.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고발"

이형석 2024. 7. 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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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환 대한테니스협회정상화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주원홍 회장 당선인(왼쪽에서 두 번째), 손영자 전 회장 직무대행(왼쪽에서 세 번째) 이형석 기자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된 대한테니스협회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 당선인을 비롯한 17개 시도 및 6개 연맹체 회장단은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직권 남용 갑질하는 이기흥은 즉각 사퇴하고, 대한테니스협회 관리단체 지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는 전날(9일) 대한테니스협회를 관리 단체로 지정한다고 통보했다.

테니스협회는 대한체육회가 두 가지 이유로 내세운 각종 분쟁과 재정 악화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협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대한체육회가 관리 단체 지정 사유로 든 각종 분쟁은 정희균 전 회장 사퇴 후 지난 10개월간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재정 악화 등으로 정상적인 사업 불가' 사유 역시 모든 대회와 훈련, 파견 등의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이유 없다"고 대한체육회의 관리 단체 지정 사유를 일축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9월 정희균 전 회장이 사퇴한 이후 회장 공석 기간이 길어지고, 미디어윌에 지고 있는 46억원의 채무 등을 이유로 대한테니스협회의 관리 단체 지정을 추진했다.

테니스협회는 주원홍 회장이 25대 임기를 수행하던 2015년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을 맡는 과정에서 미디어윌로부터 30억원을 빌렸다. 미디어윌은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의 동생(주원석)이 회장을 맡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테니스협회는 대신 미디어윌에 코트 운영권을 주기로 했으나 주원홍 회장이 재임에 실패하고, 곽용운 전 회장이 2016년 부임한 뒤 이 약속을 취소했다. 2021년 정희균 회장이 부임한 후에도 합의에 실패했고, 미디어윌과 소송에서도 패소함에 따라 이자가 크게 불어났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5월  테니스협회가 미디어윌로부터 46억원 채무를 탕감받고, 이에 대한 공증을 받아 제출하는 조건으로 관리 단체 지정을 1개월 유예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지난달 회장 선거를 열고 주원홍 전 회장을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곧바로 관리 단체 지정이 되지 않는 조건으로 미디어윌로부터 46억원 채무를 탕감받아 공증 절차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테니스협회의 회장 선거 전에 선거를 진행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던 대한체육회는 9일 관리 단체 지정을 최종 통보했다.

테니스협회는 이날 성명서에서 "선수 중단 사유도 모두 해소돼 공정한 절차에 의해 협회장을 선출했고, 대한체육회가 바라던 채무도 모두 면제받았는데 관리 단체 지정을 한 것은 무슨 이유인가"라면서 "이번 관리단체 지정으로 인해 다시 발생한 모든 채무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대한체육회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윌의 46억원 채무 탕감은 관리 단체 미지정이 조건이었기에, 관리 단체 지정에 따라 그대로 대한테니스협회 채무로 남게 됐다.

또한 테니스협회는 대한체육회가 관리 지정 단체로 지정하는 절차적 문제도 지적했다.  

테니스협회는 "대한체육회 역사상 총 20번의 관리단체 지정이 있었는데 이기흥 회장 재임 시간에 총 10차례나 지정이 이뤄졌다"며 "산하 단체를 선거 친위 세력으로 이용하기 위해 가맹단체의 자율성을 탄압하는 '내로남불'이며 이율배반적 행위다.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포함해 이기흥 회장의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에 대해 즉시 형사고발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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