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비만약' GLP-1…치매·파킨슨도 고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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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의약품이 비만 및 관련 대사질환을 넘어 알츠하이머성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까지 그 치료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BIX) 2024에서 'GLP-1: 비만 치료제 시장의 적응증 확대 흐름'을 주제로 진행된 콘퍼런스에서 "뇌 질환은 GLP-1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며 최근 GLP-1 치료제의 확장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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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의약품이 비만 및 관련 대사질환을 넘어 알츠하이머성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까지 그 치료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BIX) 2024에서 'GLP-1: 비만 치료제 시장의 적응증 확대 흐름'을 주제로 진행된 콘퍼런스에서 "뇌 질환은 GLP-1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며 최근 GLP-1 치료제의 확장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부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4년 디앤디파마텍을 창업했다. 디앤디파마텍은 GLP-1 기반의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NLY01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존스홉킨스대 재직 시절 GLP-1이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력을 강화한다는 것을 확인해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다"며 "미세아교세포에 집중해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세아교세포는 우리 뇌 속에서 생겨나는 찌꺼기들을 제거하는 일종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세포다. 하지만 미세아교세포는 자칫 엇나가면 우리에게 필요한 시냅스를 없애거나 신경독성물질 분비를 유도할 수도 있다. NLY01은 미세아교세포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이 같은 미세아교세포가 유발하는 신경독성을 막는다는 기전을 가졌다.
다만 NLY01은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이 대표는 "실패한 임상"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60세 미만 환자에서 상당한 개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상 결과 하위분석에서 60세 미만의 환자들은 투약군에서 위약군 대비 의미 있는 운동능력 개선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임상 데이터를 관련된 재단과 공유하는 등 NLY01의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며 "더 큰 임상이 진행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제약사들이 GLP-1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티드)로 급성장하고 있는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는 현재 위고비를 치매 치료제까지 확장하기 위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임상이 진행 중으로 글로벌 18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GLP-1을 알츠하이머에 응용할 수 있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이날 세션에서는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프로젠 등 국내 GLP-1 개발사들도 각자의 개발 상황을 발표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전무)은 "지금은 체중 감량의 숫자를 갖고 경쟁하고 있다면 이제는 '감량의 질'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이 이 같은 질적 차이를 확보하기 위해 내세운 건 '근육량'이다. 다이어트 과정에서는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도 함께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약물을 통해 감량할 경우 지나친 근육 감소 등으로 처방 중단 후 요요현상이 생길 우려도 크다.
하지만 최근 한미약품이 미국 당뇨병학회(ADA)에서 전임상 결과를 공개한 HM15275는 이 같은 우려가 적은 차세대 치료제를 지향한다. GLP-1뿐만 아니라 위 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의 삼중 작용을 통해 기존 비만약과 동일한 체중감량 효과는 보이면서도 근 손실은 최대한 억제한다는 구상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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