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봉 제품" 7000원 웃돈 거래까지…'두바이 초콜릿' 열풍 왜

장주영 2024. 7. 1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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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의 유명 인플루언서 마리아 베하라가 소셜미디어(SNS) '틱톡'에 올린 두바이 초콜릿 먹방 영상. 사진 틱톡 캡처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두바이 초콜릿을 놓고 편의점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편의점 개점 시간에 맞춰 줄을 서는 ‘오픈런’이 펼쳐지는가 하면, 예약 판매도 순식간에 완판 기록을 쓰고 있다. 업계는 물량 확보와 신제품 출시로 두바이 초콜릿을 장마철 비수기 극복 카드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세븐일레븐이 앱에서 진행한 ‘두바이 카다이프 초콜릿’ 사전 예약 판매는 5분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GS25는 지난 5일 두바이 초콜릿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는데 9분만에 5000박스 전량이 매진됐다. 당초 13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첫날에 완판된 것이다.

편의점 중 유일하게 현장 판매를 진행한 CU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6일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이 입고되자마자 물량 20만개가 하루만에 완판됐다. CU는 13일에 추가로 7만4000개를 전국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인데, 이 역시 입고 즉시 완판이 유력하다.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오픈런 조짐이 일고있다.


"엄마 나도 사줘"…중고거래도 불티


최근엔 두바이 초콜릿 중고거래까지 등장했다. 6학년 딸을 키우는 김모(42)씨는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두바이 초콜릿을 구매했다. 딸이 “어렵게 제품을 구해서 먹어본 친구들이 자랑을 하더라”며 부러워하는 것을 보고서다. 김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편의점에서 두바이 초콜릿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중고 거래로 눈을 돌렸다. 그는 “4000원짜리 제품을 ‘미개봉 제품’이라며 7000원에 파는 것도 살짝 황당했지만, 그게 시세인듯 했다. 아이가 워낙 먹고 싶어하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두바이 초콜릿은 초콜릿에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카다이프(중동식 얇은 면)를 넣어 만든 제품이다. 두바이의 디저트 브랜드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의 ‘피스타치오 카다이프 초콜릿’이 원조 격이다.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의 음식 인플루언서 마리아 베하라가 자신의 SNS에 두바이 초콜릿을 먹는 영상을 올리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영상은 7000만 명이 시청했다.


물량 확보 치열…대량생산엔 신중


업계는 한정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제품 제조 공정이 수작업 위주인데다, 중동식 건면 카다이프 수급도 원활하지 않아 생산을 한꺼번에 늘리기가 쉽지 않아서다. 현재 세븐일레븐과 GS는 국내 같은 제조사에서 두바이 초콜릿을 공급받는다. CU가 판매 중인 제품은 카다이프 대신 한국식 건면을 넣은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이다. CU는 향후 카다이프를 수급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17일에는 카다이프를 넣은 ‘이웃집통통이 두바이식 초코쿠키’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마트24 역시 이달 말 두바이 초콜릿 수입 제품 2종을 판매한다. 원조인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의 두바이 초콜릿은 10월 정식 수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두바이 초콜릿을 국내에서 대량 생산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제조업체로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일인데, 유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NS로 금방 뜨거워진 시장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기도 한다”면서 “섣부르게 대량 생산에 나설 수 없다. 우선은 추가 물량을 확보하고 관련 제품을 출시하면서, 장마 비수기를 극복한다는 것이 편의점 업계의 구상”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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