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총잡이’ 이은철, 올림픽 심판 변신… “韓사격, 파리서 일낼 것”

이누리 2024. 7. 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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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LA, 1988 서울, 1992 바르셀로나, 1996 애틀랜타, 2000 시드니, 그리고 2024 파리.

한국 선수 최초로 5회 연속 올림픽 출전 역사를 썼던 '사격왕' 이은철(57)이 이번엔 심판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대한사격연맹 사무실에서 만난 이은철은 "한국 사격의 힘을 다시 보여줄 때가 왔다"며 인터뷰 내내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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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철이 2일 서울 송파구 대한사격연맹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윤웅 기자

1984 LA, 1988 서울, 1992 바르셀로나, 1996 애틀랜타, 2000 시드니, 그리고 2024 파리. 한국 선수 최초로 5회 연속 올림픽 출전 역사를 썼던 ‘사격왕’ 이은철(57)이 이번엔 심판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대한사격연맹 사무실에서 만난 이은철은 “한국 사격의 힘을 다시 보여줄 때가 왔다”며 인터뷰 내내 눈을 반짝였다.

이은철은 총을 내려놓은 뒤에도 도전을 거듭해왔다. 20여 년간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금메달리스트로 사격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그는 은퇴 후 미국에서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IT 사업가로 변신해 활동했다. 2011년 사격 국제 심판 자격증을 취득한 후엔 ‘매의 눈’으로 각종 국제대회 현장을 살폈다.

그간 각종 국제 대회를 누벼왔어도 올림픽 심판은 그 역시 처음이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판정 항의 방법, 상황별 대처법 등을 교육하기도 했다. 이은철은 “선수들이 시합만 치러봤지 선수로서 가진 권한은 잘 모른다”며 “총이나 표적지가 망가졌을 때, 장비 검사를 할 때면 선수들도 긴장하는데 이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팁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파리에는 심판으로서의 책무와 함께 후배들을 응원하는 마음도 가져갈 예정이다. 직전 도쿄 대회 ‘노골드’로 사격 강국의 위상이 한풀 꺾이긴 했지만 최근 올림픽 전초전 격인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기대감도 단단히 오른 상태다. 이은철은 “후배들의 실력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실력으로 봤을 때는 이번 대표팀이 역대 최고가 아닐까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소수점 차이로 메달 색이 달라지는 사격 종목 특성상 결과는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이은철 역시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꼴찌’로 결선에 오른 뒤 반전을 이룬 경험이 있다. 그는 “결선에 들어가면 그 전의 점수는 전부 ‘리셋’이 된다”며 “8위 안에만 들어도 누가 이길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태극마크를 뗀 지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올림픽의 무게감과 격발 직전의 긴장감은 여전히 몸 어딘가에 새겨져 있다. 이은철은 지독한 연습만이 그 순간을 견딜 열쇠라 여겼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는 동료들의 탄환을 빌려 가면서 하루에 300발씩 쏴보기도 했다”며 “그렇게 준비해서 갔으니 사격장에 서면 ‘내가 주인공이고 메달은 내 것’이라고 최면을 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유독 노력파 후배를 보면 눈에 밟힌다. 여자 50m 소총 3자세에 출전하는 이은서가 대표적이다. 이은철은 “무거운 복장을 입고 쏘는 종목인데, 프랑스 날씨를 고려해 일부러 익숙한 사격복이 아닌 다른 사격복을 입으며 훈련해온 것으로 안다”며 “각자 준비한 무기를 다 꺼내 보이고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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