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오재원 사건, 두산 선수 8명+트레이너까지 연루…대리 처방 관련자 '29명' 검찰 송치

최원영 기자 2024. 7. 1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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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지난 3월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0일 오재원에게 향정신성의약품 스틸녹스정·자낙스정 등을 대신 처방받아 전달하거나 에토미데이트를 다량 공급한 2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두산 현역 선수 8명과 트레이너 1명도 포함됐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사건에 관련된 연루자가 29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오재원에게 향정신성의약품 스틸녹스정·자낙스정 등을 대신 처방받아 전달하거나 에토미데이트를 다량 공급한 2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항불안제를 대신 처방받아 전달한 23명과 필로폰, 에토미데이트를 제공한 3명, 병원 관계자 2명, 오재원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여성 A씨 등이 포함됐다.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건넨 이들 중에는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13명과 두산 트레이너 1명도 있었다. 그동안은 선수들의 경찰 조사 내용만 외부로 알려졌지만, 10일 경찰에서 트레이너 보직의 두산 직원도 조사받았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두산은 오재원의 대리 처방 문제가 불거진 3월 말부터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 현역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오재원에게 건넨 사실을 파악해 4월 초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이후 트레이너도 오재원에게 대리 처방을 해줬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두산은 4월 중순 해당 사실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하고 트레이너를 직무에서 배제했다. 

이 트레이너는 두산 구단에 "오재원이 '내 가족에게 너무 필요한 약'이라고 호소해 대리 처방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지난 3월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0일 오재원에게 향정신성의약품 스틸녹스정·자낙스정 등을 대신 처방받아 전달하거나 에토미데이트를 다량 공급한 2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두산 현역 선수 8명과 트레이너 1명도 포함됐다. 연합뉴스

오재원은 2022년 10월 두산에서 은퇴식을 치르며 현역 생활을 끝마쳤다. 이후 지난 3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두산에도 치명상을 입혔다. 오재원에게 대리 처방을 해준 두산 현역 선수는 8명은 2군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경찰이 밝힌 현역 선수 9명 중 1명은 사건이 불거지기 전 두산에서 방출된 선수다.

정황상 두산 후배 대부분이 오재원의 협박과 강요로 스틸녹스정을 대리 처방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채널A의 보도에 따르면 오재원은 대리 처방을 거절한 후배의 정강이를 때렸고, 뺨을 툭툭 치며 겁을 주기도 했다. 심지어 '칼로 찌르겠다', '팔을 지지겠다' 등 폭언도 서슴없이 했다.

그중 한 선수는 "무서운 선배였다. 팀에서 입지가 높은 선배님이시고 코치님들도 함부로 못 하는 선수였다. 괜히 밉보였다가 선수 생활에 타격이 올 것 같았다"며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 괜히 말했다가 잘못 귀에 들어가면 피해는 나만 보게 될 것 아닌가. 난 나만 이렇게 하고 있는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오재원 사건에 연루된 현역 선수들은 법적인 처벌과 한국야구위원회(KBO), 두산 구단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지난 3월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0일 오재원에게 향정신성의약품 스틸녹스정·자낙스정 등을 대신 처방받아 전달하거나 에토미데이트를 다량 공급한 2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두산 현역 선수 8명과 트레이너 1명도 포함됐다. 연합뉴스

야탑고, 경희대 출신인 오재원은 2003년 두산의 2차 9라운드 72순위 지명을 받았다. 이어 2007년 1군에 데뷔했다. 2022년까지 1군에서 16년간 활약했다. 베어스 원클럽맨으로 뛰었다.

오재원은 KBO리그 통산 157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7,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 등을 기록했다. 두산에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함께했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2016년 및 2019년 통합우승의 영광도 누렸다. 오재원은 2015년과 2019년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태극마크도 달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을 이뤘다. 은퇴 후 2023시즌을 앞두고 해설위원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여러 차례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그해 6월 말 소속 방송사 측에 직접 계약 해지를 요청하며 마이크를 내려놨다. 이후 마약 투약 혐의에 휩싸였다.

경찰은 오재원이 지인들에게 마약류를 대신 처방받아 복용한 시점이 2020년 초부터라고 보고 있다. 은퇴하기 전 현역 시절부터 마약류를 상습 복용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오재원이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을 보관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올해 3월 지인에 대한 폭행 혐의로 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마약류 투약 단서를 추가로 확보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지난 3월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0일 오재원에게 향정신성의약품 스틸녹스정·자낙스정 등을 대신 처방받아 전달하거나 에토미데이트를 다량 공급한 2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두산 현역 선수 8명과 트레이너 1명도 포함됐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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