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인데 코치진까지 싹 바꾼 삼성의 승부수, 과연...
[이준목 기자]
▲ 삼성라이온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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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후반기에 돌입하며 코치진 개편에 이어 외국인 타자 교체까지 선택하는 등 팀 재정비에 나섰다.
삼성은 지난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맥키넌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맥키넌은 72경기 타율 0.294(272타수 80안타) 4홈런 36타점 OPS .767의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KBO리그 생활을 마치게 됐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15일 맥키넌과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연봉 90만)에 계약을 맺었다. 맥키넌은 선구안이 좋고 콘텍트 능력이 뛰어난 중장거리 유형의 우타자로 분류되며 일본(세이부 라이온즈)을 거쳐 아시아 야구 경험도 있어서 기대를 모았다.
시즌 초반 맥키넌은 4할에 육박하는 고타율로 타격왕 경쟁을 펼치며 삼성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하지만 5월 중순 이후 페이스가 급격하게 하락하며 타율이 2할대까지 추락했다. 설상가상 6월에는 자신의 파울타구에 엄지발가락 부상까지 당하며 결장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거포형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해도 외국인 타자치고는 부족한 장타력도 아쉬움을 남겼다.
공격력 강화에 고심하던 삼성은 결국 맥키넌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6일 열린 올스타전은 맥키넌의 고별전이 됐다. 맥키넌은 드림 올스타의 5번 타자-1루수로 선발출전해 킹콩 복장을 하고 나타나는 쇼맨십을 선보이는가 하면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우수 타자상까지 수상하기도 했다.
팀을 떠나게 된 맥키넌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삼성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맥키넌은 "짧은 한국 생활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만들어준 팀 동료들과 삼성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멀리서나마 팀원들을 응원하겠다"고며 담담히 작별을 받아들였다. 맥키넌의 대체자가 될 외국인 선수로는 필라델피아 마이너리그 출신의 거포형 우타 외야수 루벤 카데나스가 거론되고 있다.
삼성의 변화는 외국인 선수만이 아니다. 삼성은 올스타 휴식기 직전인 지난 5일에는 무려 8명의 코치진 보직 이동을 발표한 바 있다. 1군 수석 코치와 투수 코치, 타격 코치, 배터리 코치를 몽땅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사였다.
이병규 수석 코치가 퓨처스(2군) 감독으로 내려간 것을 비롯해, 정민태 투수 코치와 이정식 배터리 코치가 퓨처스 팀으로. 권오준 불펜코치도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이진영 타격코치는 1군에 남았지만 타치바나 요시이에 코치를 보좌하는 보조코치로 사실상 강등당했다.
반면 정대현 퓨처스 감독이 1군 수석 코치 겸 투수 코치로 승격했다. 타치바나 잔류군 코치가 1군 타격 코치로, 강영식과 채상병 2군 코치는 각각 1군 불펜과 배터리 코치로 발령됐다. 사실상 박진만 감독을 제외한 코치진만 완전히 물갈이 됐다.
후반기 앞두고 팀 개편, 삼성에 득 될까
프로 구단에서 선수단 개편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시즌 중 개편은 보통 성적이 좋지 않은 팀에서 분위기 쇄신 차원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삼성의 경우, 전반기 내내 상위권을 달리며 현재 4위(44승 2무 39패)로 가을야구 진출권 안에 진입하는 호성적을 거두었기에 의외의 결정이라는 평가다.
앞서 삼성은 지난 두 시즌 간 각각 7위와 8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고 올시즌도 유력한 5강 후보로 거론되지는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심지어 전반기 막판에는 한때 2위까지 오르며 선두를 위협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갑작스러운 삼성의 외국인 선수 교체와 코치진 개편은 전반기 막판 6경기 연속 무승(1무 5패)이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지난 6월 30일 KT와의 더블헤더에 이어 KIA와의 주중 3연전을 내리 5연패에 빠졌고, 순위는 4위로 추락하며 선두와의 격차가 5.5게임까지 벌어졌다. 특히 연패 기간중 3패가 경기 후반 불펜 난조로 인한 역전패였다.
삼성은 결국 분위기 쇄신을 위해 후반기를 앞두고 대대적인 팀 개편을 선택했다. 그만큼 삼성이 전반기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단지 가을야구 진출 이상의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지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결정이 과연 삼성에게 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전반기 막판 연패는 불펜의 피로 누적이 가장 큰 원인이었고, 삼성의 경기력 자체가 크게 나빠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전반기 팀타율 최하위(.260)을 기록한 타선은 그렇다 쳐도, 팀평균자책점(4.49)은 KIA(4.39)에 이은 전체 2위다. 삼성이 지난해 팀평균자책 꼴찌(4.60)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정민태 코치 부임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줬다.
한편으로 박진만 감독의 리더십에도 부담을 남겼다. 이병규와 정민태 코치는 삼성과는 큰 인연이 없지만 박진만 감독의 요청으로 영입된 외부인사였다. 전반기 내 호흡을 맞춰왔던 기존 코치진이 물갈이되면서 박 감독의 친정체제는 약화되고 성적에 대한 압박감은 더욱 커졌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삼성은 현재 4위지만 2위 LG 트윈스(46승 2무 39패)와의 격차는 불과 1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5위 SSG(42승 1무 42패)에게도 2.5게임차로 추격당하고 있다. 우천 취소에 이어 10일부터 NC-두산과 후반기 개막 5연전을 앞두고 있는 삼성에게 갑작스러운 팀 개편은 과연 어떤 변수로 작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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