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 고공행진 하는데…라바차 "내년엔 더 오른다"

오수연 2024. 7. 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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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원두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탈리아 커피 기업 라바차가 기후 변화, 홍해 물류 리스크, 유럽연합(EU) 새 규정 등으로 인해 커피 가격이 더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바차 회장은 "기후 변화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생산에 영향을 미쳐 공급량을 상당히 줄였다"며 "라바차 같은 커피 생산업체는 원자재 비용이 급등하면서 가격을 인상하고 이익 마진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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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물류 리스크·EU규정 탓 커피값 상승
이미 15% 올랐는데…"10% 더 오를 것"

커피 원두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탈리아 커피 기업 라바차가 기후 변화, 홍해 물류 리스크, 유럽연합(EU) 새 규정 등으로 인해 커피 가격이 더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9일(현지시간) 글로벌 커피 벤치마크인 런던 로부스타 원두 선물 가격은 전날 대비 6.91% 상승한 t(톤)당 4627달러에 마감했다. 1년 새 81% 뛰었다. 주세페 라바차 라바차그룹 회장은 "커피 가격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고, 매우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커피 공급망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로부스타 원두는 저가 커피나 인스턴트 커피에 많이 사용되는 원두다. 원두값이 계속해서 오른다면 장바구니 물가 인상도 불가피하다. 올해 영국 슈퍼마켓에서 커피 가격은 약 15% 올랐다. 라바차 회장은 내년까지 10% 가까이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부스타 원두 최대 생산지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가뭄과 흉년으로 수확량이 급감했다. 라바차 회장은 "기후 변화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생산에 영향을 미쳐 공급량을 상당히 줄였다"며 "라바차 같은 커피 생산업체는 원자재 비용이 급등하면서 가격을 인상하고 이익 마진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운송 비용 부담도 늘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선박들은 후티 반군의 공격을 피해 홍해 대신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가는 항로를 채택했다. 아시아와 동아프리카에서 원두를 공급받는 커피 기업들은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라바차 회장은 원두 가격 상승과 운송 비용 상승, 달러 강세로 인해 지난 2년간 생산 비용이 8억유로(약 1조1993억원) 이상 뛰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투기 세력도 한몫했다. 라바차 회장은 "투기가 큰 요인 중 하나"라며 공급이 줄고 가격이 오르며 헤지펀드와 투기 세력이 시장에 몰려들어 가격을 더욱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라바차는 아울러 EU 삼림벌채규정이 발효되면서 부담이 더욱 가중됐다고 밝혔다. 이 법이 시행되면 회사의 공급망이 삼림 파괴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은 EU 전역에서 판매가 금지되고, 과징금을 내야 한다. 라바차 회장은 커피 농부 중 20%만 이 규정을 준수할 수 있으며, 이에 많은 업체가 커피를 조금 더 일찍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바차 회장은 "커피 산업 기업들은 매우 강한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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