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측 “김건희 문자 5건 중 일부, 韓 전화기엔 없다”…왜?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이 7ㆍ23 전당대회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누가 전문을 유출했는지에 대한 공방이 뜨겁다.
한 후보와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박정훈 의원은 1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공개된 텔레그램 메시지는) 한동훈 후보가 갖고 있는 문자가 아니다. 5건의 문자 중 일부는 삭제가 됐다”며 “한 후보는 ‘저거 나한테 없는 내용인데’ 이런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공개된 5건의 문자 가운데 일부 메시지는 한 후보의 휴대전화에 남아있지 않다는 뜻이다.
박 의원은 공개된 5건의 메시지 중 일부를 김 여사나 김 여사의 휴대전화를 관리하는 직원이 임의로 삭제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5건 문자의) 캡처는 미리 된 상태였고, 그 뒤에 문자 일부가 지워졌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화 내용을 휴대전화가 아닌 서버에 저장하는 텔레그램 특성에 따른 것으로, 텔레그램에는 상대방의 휴대전화에 있는 대화 내용까지 한꺼번에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예컨대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문자를 보낸 뒤에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한 후보의 텔레그램에 남은 자신의 문자를 지울 수 있다.
박 의원은 언론에 5건의 원문을 제공한 사람에 대해선 “여당의 한 전직 의원이 TV조선 측에 좀 불러줘서 그걸 적었다, 이런 얘기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자 5건 전문을 공개한 TV조선 출신이다.
반면, 친윤계 등 당 일각에선 한 후보 측이 문자를 유출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이들은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자의 내용에 관해서는 한동훈 위원장 측의 해명이 맞다. 이건 제가 직접 확인한 것”이라고 쓴 것을 근거로 든다. 원희룡 후보는 7일 “진 교수는 문제의 문자 원문을 보셨나. 보셨다면, 누구의 폰에 있는 것을 보신 건가”라고 되물었다.
논란이 커지자 진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에 “내가 ‘직접 확인했다’고 한 것은 이 사안에 대해 사건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들었다는 얘기”라며 “지난 총선 직후 거의 2년 만에 김 여사한테서 전화가 왔다. 기록을 보니 57분 통화한 것으로 돼 있다”고 적었다. 이어 “보수의 정체성을 흔드는 얼치기 좌파와 장장 57분 통화해서 조언을 구한 것은 정작 여사님”이라며 “나랑 접촉한 게 죄라면 그 죄는 여사님께 묻는 게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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