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 1000명 감원....英 인력 30% 규모

진공청소기, 에어랩 등으로 유명한 가전업체 다이슨이 글로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영국에서 약 1000명 규모의 감원에 나선다.

하노 키르너 다이슨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우리는 빨리 성장했고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글로벌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직에 변화를 제안하고 있고 이는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영국 내 감원 규모는 약 1000명이며 전체 영국 인력(약 3500명)의 30% 상당이다.

다이슨은 이번 감원 조치가 글로벌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영국 외 지역에서 어느 정도 규모로 감원 등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다이슨이 국가별로 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키르너 CEO는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하며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과 민첩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새 노동당 정부가 들어선 영국에는 일자리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영국 기반의 다이슨은 앞서 2019년 싱가포르로 본사도 이전한 상태다. 감원 소식이 공개된 이날은 조나단 레이놀스 영국 기업부 장관이 100명 이상의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자신의 우선순위를 공개한 날이기도 하다.

BBC방송은 다이슨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이번 감원 발표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사업적 결정이며, 전 세계적인 구조조정 검토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다이슨은 보수당 소속의 리시 수낵 전 총리가 조기총선을 발표했던 5월 이전부터 이러한 구조조정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매체는 다이슨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 경이 평소 영국의 경제정책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투자회사 AJ벨의 대니 휴슨 재무분석책임자는 "영국의 가전 제조업체 다이슨이 영국 내 직원을 4분의1 이상 감축한다는 소식은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뿐 아니라 노동당의 경제성장 추진에도 큰 타격"이라며 "다이슨 경과 그의 회사가 미래를 (영국이 아닌)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고 믿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짚었다. 현재 다이슨의 매출 절반 이상은 아시아 시장에서 나온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