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선임’ 본 이영표 “나 포함 축구인 한계, 우린 사라져야 한다”

김희웅 2024. 7. 10. 08: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영표 해설위원. 사진=KBS 스포츠 유튜브 캡처

이영표 해설위원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대한축구협회(KFA)의 아쉬운 선택을 지적하면서 축구인들이 행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표 위원은 유튜브 채널 KBS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이번만큼은 협회가 좋은 외국인 감독을 모셔 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래서 제가 라디오에 나와 ‘(협회를) 기다려보자, 믿어보자’고 이야기했다. 결론적으로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이런 이야기를 다시는 하지 않을 것 같다”고 탄식했다.

지난 2윌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을 경질한 KFA는 넉 달 넘는 시간 동안 마땅한 사령탑을 구하지 못하다가 결국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뽑았다. 홍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 감독직에 관해 완강한 고사의 뜻을 밝혔다. 심지어 대표팀 감독 내정 소식이 있기 불과 일주일 전, 공개적으로 KFA를 향해 수위 높은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이 선택받았다. 이영표 위원은 “너무 놀랐다. 그 전날에도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안 하겠다는 인터뷰를 봤다. 진짜 이번에는 외국인 감독이 선임되는 줄 알았다”고 했다.

<yonhap photo-2862=""> 축구협회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하는 이임생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것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8 nowwego@yna.co.kr/2024-07-08 11:24:19/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yonhap>

이임생 KFA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대표팀 감독 브리핑을 통해 홍명보 감독을 뽑은 이유 8가지를 나열했다. 그중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을 통해 선수단을 통제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영표 위원은 “유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긴 시간 동안 퍼포먼스를 증명하는 감독들은 팀을 잘 통제한다. 외국 감독들은 많은 선수들을 통제한다. 유독 한국 선수들만 한국 감독이 통제해야 한다는 것에 나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우리에게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라는 외국인 감독이 있었는데, 히딩크 감독은 팀을 거의 완벽하게 통제했다. 한국 감독이 팀을 통제한다는 것은 나는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외국인 감독을 통해 대표팀이 얼마나 발전하고 실제로 성장하고, 한국축구가 얼마나 이롭냐가 중요하다. 외국인 감독이 한국에 얼마나 머무르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외국인 감독이 1년 365일을 넘어 366일을 한국에 머문다고 해도 감독의 성적이 엉망이면 중요한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yonhap photo-2716="">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 11명으로 압축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정해성 축구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2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4.2 yatoya@yna.co.kr/2024-04-02 15:33:32/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yonhap>

새 사령탑 인선 작업에 기대가 컸던 이영표 위원은 “전력강화위원회가 처음에 정말 열심히 한다고 느꼈다. 이렇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전력강화위에서 했던 말이 즉시 나오고, 의견 대립이 있고, 사퇴하는 등 나를 포함해 축구인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면서 “우리는 행정을 하면 안 된다. 당분간 축구인들은 행정하면 안 되고 말 그대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 우리는 그럴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축구가 퇴보했다는 지적에 이영표 위원은 “나는 동의한다. 이번만큼은 정말 2002년 월드컵 이후 또 다른 황금세대가 나왔다. 2026년에는 경기장 밖에서 엄청난 기쁨을 누릴 수 있고 축구를 통해 한국을 보여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선임 과정을 믿고 지켜보자는 기대가 있었는데, 나도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영표 위원은 한국이 위르겐 클롭 리버풀 전 감독급의 사령탑을 데려올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그는 “그때 당시에 내 정확한 취지는 진짜 좋은 감독을 모시려고 하나보다 하는 기대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기대하는 좋은 외국인 감독을 못 모셔오지 않았는가”라고 했다.

<yonhap photo-4217="">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 K리그1 감독상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3 프로축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4 hihong@yna.co.kr/2023-12-04 18:23:13/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yonhap>

김희웅 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