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시험대 오른 바이든…나토 정상회의 개막

전웅빈 2024. 7. 1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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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 75주년을 기념하는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공개석상으로 복귀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동맹 단결을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지만, 세계의 이목은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 수행 능력에 쏠렸다. 지난달 미국 대선 TV토론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어서 바이든 대통령과 나토의 미래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75년 전 나토 서명식이 열린 워싱턴DC 앤드루 W. 멜론 오디토리움에서 개회 연설을 하며 “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우리는 침략을 억제하고 지상, 공중, 해상, 사이버, 우주 모든 영역에서 나토를 방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나토 헌장 5조 ‘집단방위’ 조항을 언급하며 “여러분이 평화롭지 않다면, 우리도 평화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정복하고 지도에서 지우겠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는 푸틴을 막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2년 이상의 전쟁 기간 러시아는 35만 명의 사상자가 나왔고 100만 명 이상이 러시아를 떠났다”며 “러시아는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독일, 네덜란드, 루마니아, 이탈리아가 우크라이나에 전략적 방공 무기체계 5개에 필요한 장비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몇 달간 미국과 파트너들이 우크라이나에 전술 방공무기 10여 개를 추가로 지원하고, 미국이 중요한 방공 요격미사일을 수출할 경우 우크라이나가 가장 먼저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실수가 없었던 점을 더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을 향해 강력한 연설을 했다”면서도 “실수가 없었고, 쉰 목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프롬프터를 읽으며 한 연설”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본이 없는 순간을 처리하는 능력은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상회의 리셉션에 참석한 유럽 관리를 취재해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 지도자들을 알아보고 한 번에 수분씩 짧은 만남을 가지며 교류했다. 보좌관 없이 혼자서 참석자들과 어울렸다”고 보도했다. 연설 전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한 한 유럽 관리를 인용해 “링에 들어가기 직전의 권투선수처럼 자신을 펌핑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백악관은 그가 강하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연설해 TV토론의 페이지를 넘길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정상 만찬을 주최하고, 11일에는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국가 정상과의 확대 정상회의와 단독 기자회견도 진행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은 나토 정상회의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이점과 바이든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랐지만, 이번 회의는 그가 재선에 적합한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국 상공회의소 주최 포럼에서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의 지원) 대가로 무엇을 제공하는지와 그것이 갖는 인도·태평양 및 세계 다른 지역에서의 영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이나 북한, 이란이 러시아를 공짜로 도와준다고 예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이란, 중국, 북한의 도움을 받아 냉전 이래 가장 큰 국방력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은 유럽에 영향을 미치고, 유럽에서 일어나는 일은 인도·태평양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나토와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AP4)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인공지능(AI), 허위 정보, 사이버 안보 등 4개 분야에 대한 합동 프로젝트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F-16 전투기 제공과 방공 능력 강화, 각 회원국의 안보 지원 등의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도 정상회의 중에 발표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나토 고위당국자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 충돌(우크라이나 전쟁) 결과는 유럽과 아시아 모두에 전략적 함의가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자기방어 역량을 증진하기 위해 한국이 할 수 있는 어떤 것이든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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