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tage]클라라 주미 강 3년 만에 독주회 "바이올린의 팬으로서 선곡"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8살때 충격"
"즐거움보다 위로와 용기가 음악이 주는 힘"
"타르티니의 '악마의 트릴'은 4~5살 때 처음 연주했던 곡으로 기억한다. 나의 음악적 삶에서 가장 첫 번째 곡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은 8살 때쯤 접했다.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자신의 삶에 큰 의미를 준 곡들로 3년 만에 독주회를 한다. 오는 9월1일 부천아트센터를 시작으로 6개 도시에서 연주할 예정이다. 대구, 함안, 성남, 통영을 거쳐 9월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마지막 무대를 마련한다. 모두 네 곡을 연주한다. 첫 곡은 주세페 타르티니의 바이올린 소나타 '악마의 트릴'이다.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과 에르네스트 쇼송의 '시'가 이어지고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로 대미를 장식한다.
주미 강은 9일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스로를 '바이올린의 팬'이라 칭하며 바이올린을 향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리고 바이올린의 팬으로서 좋아하는 곡들로 독주회를 꾸밀 예정이라고 했다.
주미 강의 독주회는 상반기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전곡과 하반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연주한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만만치 않은 곡들을 잇달아 연주했다.
"2021년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시기에 도전적인 곡들을 연주했고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들을 골랐다. 나의 어렸을 때 이야기가 담긴 곡과 클래식과 바이올린의 팬으로서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관객들도 좋아하는 곡들을 골랐다."
주미 강은 악마의 트릴에 대해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어떤 악기인지, 그 매력을 굉장히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연주할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이 트릴로 시작하기 때문에 두 곡을 연결하고 싶었다고 했다. 다만 두 곡의 트릴의 결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트릴은 두 개 음을 교대로 빠르게 떨듯이 소리 내는 주법을 뜻한다.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은 프로코피예프가 전쟁의 공포와 불안을 묘사한 작품이다. 프로코피예프의 모든 작품 중 가장 어둡고 음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미 강은 그런 프로코피예프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했다.
"소나타 1번은 프로코피예프가 2차 대전 때 작곡한 곡인데 요즘의 현실과 많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 프로코피예프가 왜 이 곡을 썼는지 모르고 들었는데 음악이 주는 힘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프로코피예프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작곡가다. 그의 곡에서는 어마어마한 메시지와 함께 희망과 위트도 많이 보인다."
주미 강은 즐거움보다는 치유와 위안이 음악이 주는 힘이라고도 했다.
"사람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그런 사건, 사고들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음악의 힘은 즐거움보다는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건 사고가 일어난 곳, 클래식이 쉽게 닿지 않는 곳에서 연주를 많이 하고 싶다. 그런 음악의 힘을 전하고자 하는 바람이 연주를 계속하는 원동력이 된다."
단조곡들로 채워진 1부와 달리 2부에서는 분위기를 바꿔 프랑스 작곡가들의 장조곡 두 곡을 연주한다.
"음악 인생에서 자주 함께했던 곡들이다. 나의 여러 감정의 변화와 발전을 함께 했던 곡들이어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 쇼송의 '시'는 사랑에 관한 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사랑의 노래다. 소품으로 굉장히 즐기는 곡이다.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언제나 너무너무 사랑받는 작품이다. 3년 전 바흐와 베토벤 전곡을 연주했을 때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연주를 보러 오신 관객분들로부터 굉장히 감동을 많이 받고 감사했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몇 차례 연주했던 이 곡을 다시 연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미 강은 지난해 여름부터 1702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튜니스'를 연주한다. 기아에서 후원받았다. 그는 앞서 8년간 삼성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1708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엑스 슈트라우스(Ex-Strauss)'를 연주했다. "삼성문화재단이 원래 5년을 후원해주기로 했는데 코로나19가 있어서 8년으로 연장해 후원해줬다. 새로 악기를 찾고 있었는데 기아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삼성문화재단의 바이올린이 진주처럼 반짝였다면 지금 쓰는 바이올린은 세공하기 전 다이아 원석 같은, 남성적인 느낌을 준다. 가장 내 손에 너무 잘 맞다."
주미 강은 스스로를 음악이 전부인 사람이라며 여전히 연주가 즐겁다고 했다. "연주를 위해 여러 도시를 다니지만 어디 여행을 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호텔과 공연장만 왔다 갔다 한다. 음악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여가 활동을 많이 안 한다. 다행히 음악을 연주하는 과정이나 연주를 준비하는 과정이 지금도 굉장히 즐겁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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