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美 인도태평양사령부 찾아…현직 대통령 방문 29년만
윤석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하와이주에 위치한 인도태평양사령부(인태사)를 방문했다. 인태사가 2018년 5월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명칭을 변경한 후 대한민국 대통령 방문은 처음이다. 1995년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시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했으며 현직 대통령의 방문은 29년 만이다.
인태사는 미국 북부, 남부, 인도태평양, 유럽, 중부, 아프리카 등 6개 지역별 통합전투사령부 가운데 가장 넓은 책임지역(약 1억 평방마일로 지구 총 면적의 52%)을 담당하고 있으며, 주한미군사령부를 지휘하는 등 한반도 안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인태사령부 방문은 미 워싱턴D.C.에서 가치 동맹국들과 연대와 협력 다지기 앞서 한미 동맹의 강력한 결속과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계기"라며 "인태사는 주한미국, 한미동맹의 버팀목과 같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인태사에 도착해 환영행사 이후 인태사 엠블럼 앞에서 새뮤얼 파파로 인태사령관,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태평양육군·함대·공군·해병대사령관을 포함한 한미 주요 직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이어 사령관 집무실로 이동해 파파로 사령관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했다. 이 훈장은 파파로 사령관이 앞서 3년간 태평양함대사령관으로 재직 시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대한 기여를 인정해 우리 정부에서 수여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와 역내 주요 안보 현안에 대해 파파로 사령관과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지속적인 도발이 한반도와 역내 안보를 해치고 있다"면서 "어느 때보다 확고한 연합방위태세가 긴요하며, 이를 위한 인태사의 역할은 막중하다"고 밝혔다. 파파로 사령관이 주먹을 쥐며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 같이 갑시다"라고 외치자 윤 대통령도 주먹을 쥐며 "위 고 투게더"라고 화답했다.
이후 작전센터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인태사 작전 현황에 대해 청취하고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한반도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한 인태사의 노력에 사의를 표명하며 한미 군사당국 간 더욱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로비에서 인태사 장병 200여명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인태사 방문은 엄중한 한반도 안보 상황 속에서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태사 장병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한미동맹과 국제사회 연대를 이끄는 진정한 힘"이라고 격려했다. 또 "인태사 존재 자체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경제번영을 지키는 강력한 힘이며, 헌신적 노력, 용맹 정신에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미측에서는 파파로 사령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러캐머라 사령관, 찰스 플린 태평양육군사령관, 케빈 슈나이더 태평양공군사령관, 스티븐 쾰러 태평양함대사령관, 윌리엄 저니 태평양해병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강호필 합동참모본부 차장, 조현동 주미한국대사, 이서영 주호놀룰루 총영사,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도운 홍보수석, 최병옥 국방비서관 등이 함께했다.
현지 매체도 윤 대통령의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국 하와이주 주요 일간지 스타 애드버타이저지는 지난 8일(현지시간) "한국 대통령의 방문은 2018년 미 태평양사령부가 인도·태평양사령부로 개편된 이후 최초"라며 "한국은 2022년 인태전략을 발표하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역할을 주창하면서 지역 내 국가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하와이 방문은 중국의 해상영토 분쟁, 러·북 간 군사협력 강화 등 태평양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요 이슈가 된 것은 예상치 못한 일로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고, 한국은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폴란드 등 주변 국가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에 군사 물자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러·북은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원조를 고려 중"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4개국(IP4)'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은 아니지만 21세기 나토와 긴밀히 연계됐고, 유럽 또한 남중국해 문제 등 태평양의 긴장 상황에 대한 우려로 이 지역과 IP4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놀룰루=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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