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판석과 운명"…정려원, 스타강사로 대박난 이유 [엑's 인터뷰①]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배우 정려원이 '멜로 거장' 안판석 감독과 호흡한 소감을 전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8일 정려원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tvN 토일드라마 '졸업'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졸업'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의 설레고도 달콤한 미드나잇 로맨스 드라마다. '밀회', '밥 잘사주는 예쁜누나', '봄밤'등을 연출한 안판석 감독의 복귀작으로도 주목받았다.
정려원은 극 중 스타강사 서혜진 역을 맡아 학원강사 그 자체가 된 듯한 열연을 펼치며 호평받았다.
최종회 시청률은 자체 최고인 수도권 평균 7.4% 최고 8.1%, 전국 평균 6.6% 최고 7.3%를 기록,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종영 소감을 묻자 정려원은 "허전한 마음으로 지냈던 것 같다. 교무실 같이 쓰시는 분들이랑 단톡방을 공유하고 있는데 그 방이 좀 잠잠해질 생각을 하니까 좀 아쉽더라. 그래서 배우들 주말에 만났다. 시간되는 친구들 나오라고 했다. 주말에 뭐하냐고 하니까 아무것도 안한다고 해서 만났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려원은 지난 7일 자신의 채널에 "주말이 아직 아쉬운 우리들"이라며 "저희 아직 졸업 못했어요"라며 작품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내며 '졸업' 출연진들과 뭉친 근황을 전했다. 위하준, 소주연, 안현호, 신주협 등 '졸업'에서 함께 호흡한 배우들과의 친분을 자랑했다.
정려원은 "헛헛한 주말을 보내고 있다"며 시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부터 안판석 표 멜로에 임하며 남다른 각오를 표했던 정려원.
당시 셀프 인생작으로 '졸업'을 꼽으며 "이미 인생작으로 정했다. 저희가 분위기도 좋고 촬영도 재밌게 했다. 대본 받으면서 인생작이 될 거다 생각했다. 마지막 촬영날, 셀프로 인생작 타이틀을 먼저 줬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정려원은 "일기장에 '9월에 촬영 들어가고 싶다' 하면서 안판석 감독님 이름을 적었다"며 "대본을 5월에 받았는데 9월에 들어가는 작품에 안판석 감독님이라더라"라며 운명처럼 찾아온 작품에 대본도 안 읽고 출연을 결정했음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인터뷰 현장에서도 이를 언급한 정려원은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절히 바라고 원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대본을 받고) 집에가서 부리나케 읽다가 '멜로라고 들었는데 '멜로가 어딨지?' 처음엔 그랬다. 그래도 멜로가 참으면 나오겠지 했는데 안나오더라. 오피스 드라마인데 살짝 멜로가 들어간 걸로 잘못 들었나 보다 했는데 읽으면서 빠져드는 게 있었다. 공식 루트를 따라가지 않는 점이 좋았고 대사들이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저는 검사도 하고 변호사도 하고, 대사가 많은 역할들을 많이 해서 '멜로 할 거야'라고 한 건데 대사가 제일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싶은 욕심이 들더라. 이 신들을 내가 다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템포가 느리든 빠르든 운명처럼 다가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안 감독과 호흡한 소감에 대해서는 "(주위에서) 안 감독님이랑 작업하면 잘하고 좋아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니까 궁금하더라. 나도 안 감독님이랑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방송 같은 것 보면 클로즈업 되거나, 뒷모습으로 촬영하고 끝나는 장면도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과감하게 찍으실 생각을 했지?'하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경험하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또한 "제가 질문공세를 많이 하는 편이다. 안 감독님은 사실 우문현답 하시는 스타일이다. 'A다음에 B를 원하세요?', 'B는 식상하니까 C를 원하세요?'라고 하면 '려원씨 알파벳의 어원은 말이죠'라고 말씀하신다"며 "'이 캐릭터는 이런식으로 해석이 되지않냐, 이런식으로 하면 어떨까요?'라고 하면 배우의 자세에 대해 얘기해 주신다. 배우는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하고 그런 것들을 설명해주신다"라고 덧붙였다.
정려원은 "원하는 대답은 아닌데 얼마큼 더 기다려야 하나 생각을 했다가 그제야 위로 떠올랐던 것들이 싹 가라앉더라. 제가 문자를 보냈다. '감독님이 해주신 말씀을 못 알아들었는데 이제 이해가 됐다'고"라고 말했다.
국어 강사 역할을 맡은 부분에 대해서는 "처음에 학원 강사라고 해서 영어 강사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국어 강사인 거다. 저한테는 생소한 과목이기는 했다. 배워보지는 못했으니까"라며 "배경을 알아야겠어서 (강의 작품을) 읽게 됐다. 길진 않지만 책을 다 않는다고 하더라. 그게 국어 강사 역할이라고 해서 그런 식으로 일을 하는구나라는 걸 배우고, 이러한 경험들이 제가 도움이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정려원의 학부모 상담 장면, 판서 장면 등은 "학원 강사를 삼켰다"는 호평을 받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별히 노력을 기울인 점에 대해 "실제로도 학원에 가서 강의를 몰래 듣기도 했는데 한국 학생들은 집중력이 뛰어난 것 같다. 10시반이었는데 흐트러지는 애들이 없었다. 강의실이 꽉찼는데 이 친구들은 방대한 공부량에도 집중을 하더라"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판서 장면에 대해서는 "국어 강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부분이 동떨어지는 부분이 아니어야 해서 자세히 봤더니 리얼리즘은 판서 쓸 때 오디오가 비지 않는 것이더라. 그래서 그런 애드리브들은 자문해주신 강사님께 '대부분 어떤 말을 쓰냐'고 참고를 많이 했었고 그분 강의 스타일로 (연기했다)"라며 "어떤 분들은 소통하면서 얘기해 주고, 꾸짖기도 하고, 원 맨 쇼처럼 하기도 하고. 답을 하지 않으면 넘어가지 않는 분도 계시다고 하더라. 확실한 한 분의 스타일을 고려해서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려원은 '졸업' 이전에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검사내전', '마녀의 법정' 등 검사, 변호사 역할을 맡아왔다. '졸업'은 지난 2018년 SBS '기름진 멜로' 이후 6년만의 멜로물이다. 엄청난 대사량으로 주목받은 '졸업'. 앞선 법정물들의 활약이 큰 도움이 됐다고. 힘들었던 점에 대해 묻자 "없다"면서도 "감사하게도 검사, 변호사 역할을 해서. 하길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 그러고 제가 바로 멜로를 한다고 했었으면 많이 헤맸을 것 같다. 다행히 대사는 외우는 것도 노하우가 생겼고 쉽게 쉽게 연습하듯이, 음악 대신 녹음해 놓은 것 듣고 그러면서 저도 같이 강의 공부하면서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려원은 '졸업'을 셀프 인생작으로 꼽음과 동시에 대중들에게도 인정받았다.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3주 연속 출연자 화제성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에 들뜬 마음을 드러내며 "처음 알았다. 시청률, 순위 말고도 요즘 화제성 되게 중요하다고 하더라. 각 계정에 스토리로 (축하를) 터뜨려주시더라. 그만큼 언급이 되고있다는 뜻이라고 해서 (감사했다). 뭣도 모르고 1위를 했지 않냐. 그 다음주에도 1위를 하고 싶고,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욕심이 나긴 하더라. 마지막까지 지키지는 못했지만 너무 좋았다. 너무 행복했다"며 함박 미소를 지었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블리츠웨이스튜디오, tvN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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