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지연' 아리안 6호 발사…스페이스X와 경쟁 기대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유럽의 아리안 6호 로켓이 4년 지연 끝에 발사돼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랐다. 세계 위성 발사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 스페이스X의 팰컨9과 향후 어떤 경쟁을 펼칠지 주목된다.

유럽우주국(ESA)은 9일(현지시간) 오후 4시께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유럽우주국(ESA) 발사장인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아리안 6호를 쏘아 올렸다. ESA는 발사 1시간6분여 뒤부터 위성들이 성공적으로 로켓에서 분리돼 궤도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요제프 아슈바허 ESA 사무총장은 유튜브로 중계된 연설에서 "유럽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라며 환하게 웃었고, 지상 교신국의 ESA 직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약 3시간에 걸친 이번 로켓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대학에서 개발한 11개의 연구용 초소형 위성 등을 지구 저궤도에 실어 나르는 일이다. 이 중에는 한국 연구팀 위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안 6호 첫 발사는 재사용 가능 로켓 상부가 태평양에 안전하게 낙하하면 임무 성공이라고 ESA는 밝혔다. 아리안 6호는 올해 1번, 내년에 6번, 2026년 8번 더 발사될 예정이다.

56ｍ 길이의 아리안 6호는 지난해까지 27년간 117회에 걸쳐 유럽을 대표하는 대형 우주 발사체 역할을 한 아리안 5호를 대체하는 유럽의 차세대 로켓이다. 아리안 6호 발사 시기는 당초 2020년으로 계획됐으나 코로나19, 기술적 문제로 4년 지연됐다.

ESA는 스페이스X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앞세우는 민간 우주개발업체와의 경쟁이 거세지자, 민간업체인 아리안그룹과 손잡고 차세대 우주 발사체 개발을 추진해왔다.

현재 이 로켓의 경쟁 상대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이다. 2017년 출시된 팰컨9은 재사용발사체라는 강점을 앞세워 세계 각국의 여러 임무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맡아 왔다. 지난해 스페이스X의 궤도 임무 수는 96건으로 압도적이며 그 뒤를 잇는 아리안그룹은 3건에 그쳤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소유스 등 러시아산 로켓 사용이 제한되며 스페이스X뿐만 아니라 아리안 그룹을 찾는 수요도 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미국 등 로켓은 다른 국가에서 민감한 자산을 실어 발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각국 정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