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금리인하 깜빡이 켠 파월…S&P·나스닥, 또 최고치[뉴욕증시]

뉴욕=권해영 2024. 7.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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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정책 완화 늦어지면 경제·고용 약화"
11일 공개 6월 CPI 지표 주목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9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이날 의회 발언으로 오는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고조된 가운데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소폭 상승하며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11일 공개될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로 쏠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82포인트(0.13%) 하락한 3만9291.9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13포인트(0.07%) 오른 5576.9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55포인트(0.14%) 상승한 1만8429.29에 장을 마쳐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2.48% 상승했다. 키뱅크가 목표주가를 전날 종가 대비 40% 오른 180달러로 제시하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2분기 최대 20억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한 이후 4.79% 하락했다. 미국 화학기업인 케무어스는 UBS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0.58% 올랐다.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를 다시 탈환한 애플은 0.38% 상승했다.

시장은 이날 의회 상원에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나선 파월 의장의 발언을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준금리를 너무 높게 오랫동안 유지하면 경제 성장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직면한 유일한 위험은 아니다"며 "정책적 제약을 너무 늦게 또는 너무 적게 완화하면 경제활동과 고용이 과도하게 약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이날 메시지에서는 그동안 인플레이션 상승에 초점을 맞춰 온 기존 발언과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됐다. 인플레이션에 이어 노동시장 둔화 시그널이 확인되면서 Fed가 통화정책의 초점을 물가 안정에서 고용으로 옮기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글로벌 시장 전략 헤드는 "노동시장이 둔화되고 있고 파월 의장이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며 "그는 정책이 제약적이고 인플레이션에 진전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오는 9월 금리 인하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우리는 위험 균형에 대한 그의 발언을 특히 비둘기파적으로 읽었다"며 "목요일(11일)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보고서 등 향후 들어올 데이터가 Fed의 진전된 평가를 뒷받침한다면 9월 금리 인하의 기반이 계속 구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다음날인 10일까지 이어질 파월 의장의 하원 발언을 확인한 뒤 11일 공개되는 6월 CPI 지표로 관심을 옮길 전망이다. 지난달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 올라 지난 5월 상승률(3.3%)을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4, 5월 CPI 상승률(각각 3.4%·3.3%)이 모두 전월(3.5%·3.4%) 수치를 하회한 데 이어, 석 달 연속 CPI 둔화세가 지속됐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CPI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 중 좀처럼 둔화되지 않는 주거비 상승률이 완화됐을지 주목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6월에 3.4% 올라 5월 상승률(3.4%)과 같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CPI 공개 다음날인 오는 12일에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온다. 도매물가인 PPI는 시간을 두고 소매물가인 CPI에 영향을 미친다. PPI는 6월에 전월 대비 0.1% 올라 5월(-0.2%) 수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이 식어가는 상황에서 6월 CPI 지표까지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를 지속할 경우 Fed는 금리 인하를 위한 토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공개된 미국의 6월 실업률은 4.1%로 2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비농업 신규 고용도 20만6000건 늘어 증가폭이 전월(21만8000건) 대비 줄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Fed의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너무 낙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바이털 놀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창업자는 "투자자들이 Fed의 금리 인하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경제 모멘텀 완화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하면서 우리는 S&P500지수에 대한 신중함을 유지한다"며 "9월 인하 가능성이 크지만 완만한 완화 사이클이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성장 둔화를 즉각 중단하기에는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채 금리는 강보합세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bp(1bp=0.01%포인트) 오른 4.29%,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수준인 4.62% 선에서 거래 중이다.

국제유가는 미국 텍사스주 원유 생산시설을 강타한 허리케인 피해 우려가 완화되면서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92달러(1.1%) 하락한 배럴당 81.41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09달러(1.3%) 내린 84.66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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