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의회 좌파·중도·극우 삼분 ‘정치마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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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총선에서 좌파 연합과 집권 중도파, 극우 연합 등 3개 정파가 모두 엇비슷한 의석을 얻으면서 전례 없는 혼란이 예상된다.
좌파 연합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총리를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선적으로 나오지만 여권에선 그에 대한 비토 기류가 강하다.
중도파와 좌파 연합은 부유세 도입과 이민 정책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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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까지 정부 구성 못할 가능성
프랑스 총선에서 좌파 연합과 집권 중도파, 극우 연합 등 3개 정파가 모두 엇비슷한 의석을 얻으면서 전례 없는 혼란이 예상된다. 의회가 ‘3개의 프랑스’로 분열된 탓에 연립정부 구성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정부를 이끌 차기 총리 후보도 안갯속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총선에 대해 “전례 없는 정치 마비 사태가 우려되는 분열된 의회가 탄생했다”며 “과반수에 근접한 정당 없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블록으로 나뉘었다”고 보도했다.
선거 결과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전체 577석 중 182석을 얻어 제1당에 올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소속 여당이 포함된 중도 연합 앙상블이 168석으로 2위, 극우 정당 국민연합(RN)과 연대 세력은 143석으로 3위다.
문제는 과반 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세 그룹 모두 색채가 뚜렷해 연정을 구성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권과 좌파 연합은 결선투표에서 ‘공화국 전선’을 구축해 RN 집권 저지에는 성공했지만 연정을 꾸리기에는 서로 정책과 이념의 간극이 크다. RN이 여당이나 좌파와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당장 새 총리 후보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총선 직후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사의를 표명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국정 안정을 위해 당분간 자리를 지켜 달라고 요청했다. 1당을 차지한 좌파 연합 내부에서도 누가 총리 후보가 돼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좌파 연합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총리를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선적으로 나오지만 여권에선 그에 대한 비토 기류가 강하다. 녹색당 등에선 ‘제3의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폴리티코는 이번에 선출된 좌파 의원 수십명이 총리직 쟁탈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간 르몽드는 “이론적으로 대통령은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총리에 임명할 권한이 있지만 의회가 불신임안을 제출할 수 있어 다수 의원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며 “대통령은 과반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거나 적어도 과반수에 의해 거부될 가능성이 작은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재정 문제에서도 정당별로 입장차가 현격하다. NFP는 향후 3년간 약 3500억 유로(524조원)의 지출을 늘려 공공부문 임금을 인상하고 주거 혜택을 늘리겠다고 제안했다. 또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올린 연금개혁안을 철회하고 60세로 다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정치 생명을 걸고 밀어붙인 연금 개혁을 백지화할 확률은 낮다. 중도파와 좌파 연합은 부유세 도입과 이민 정책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크다.
뉴욕타임스는 “프랑스가 ‘통치 불능(Ungovernable)’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배우고 있다”며 “정부 구성 논의가 가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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