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커피믹스 광부’ AI 영화로
인공지능(AI)을 화두로 지난 4일 개막한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가장 자주 들려온 문구는 ‘AI를 통한 창작의 민주화’다. AI가 0원에 가까운 제작비로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을 열어줄 거란 낙관이다.
AI 영화 경쟁부문 후보작 ‘어나더’로 초청된 데이브 클락(40) 감독은 영상 생성 AI 기술을 “언제 어디든 갖고 다니며 뭐든 가능한 카메라”로 소개했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제작 규모가 커서 쉽게 비주얼을 펼쳐보기 힘든 영화, 예컨대 과거 노예제도에 관한 판타지 공포 시대극을 실감나는 AI 데모 단편으로 구현해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안에 100분가량의 장편 영화도 가능해질 거라는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놀라운 이야기를 가졌지만 영화 제작 기술이 없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영화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겁니다. 서울에서 고아로 자란 내 어머니처럼요.”
서울 태생의 클락 감독은 어머니가 한국인, 아버지가 주한 미군 출신이다. 한국에서 짧은 어린시절을 보낸 뒤 미국에 온가족이 정착했다.
미국 명문 예술학교 영화과를 나와 광고 연출을 하던 그가 일찍 AI에 눈뜬 이유는 영상 작업 효율성을 최대한 높여 세 자녀 및 아내와 좀 더 시간을 보내고, 동시에 파란만장한 삶이 선사한 상상을 마음껏 영화로 펼치기 위해서다. 학교에서 배운 영화 제작 기법도 큰 몫을 했다. BIFAN에서 그는 똑같은 AI 플랫폼도 명확한 촬영 용어를 넣을 때 훨씬 완성도 높은 장면을 낸다는 걸 시연해 보였다.
그의 다음 영화는 한국 실화 토대의 공포영화다.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된 광부들이 믹스커피만 먹고 기적 생환한 실화에 어머니께 들은 한국 민담을 섞어냈다. “AI를 활용하되, 목소리 연기는 한국 배우들과 작업해보고 싶어요.” AI로 만드는 영화에서, 결국 사람이 보였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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