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이승만 건국에 하와이 동포들 기여, 한국 틀 세워”

박태인 2024. 7. 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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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방문 첫 일정으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안장된 하와이 태평양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9일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한 뒤 워싱턴DC로 이동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김현동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방문 첫 일정으로 하와이의 태평양 국립묘지를 찾아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의 넋을 기렸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묘지 헌화대 앞에서 고개 숙여 참배했고, 미군은 예포 21발로 예우했다.

헌화를 마친 윤 대통령 부부는 한국전 참전 미군 6명과 인사한 데 이어 고(故) 벤자민 윌슨 소령의 묘를 찾았다. 윌슨 소령은 1951년 6월 5일 강원도 화천 전투에서 뛰어난 공적을 올려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았다. 이날 추모식엔 사무엘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 부부와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등도 함께했다.

사화산 분화구에 있어 움푹한 그릇(Punch Bowl)을 닮아 ‘펀치볼 국립묘지’ 혹은 현지어로 푸오와니아(희생의 언덕)라 불리는 태평양 국립묘지에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서 산화한 6만3000여 명의 미군 유해가 안장돼 있다. 그중 1만여 명은 낯선 한국 땅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이다. 한·미 동맹의 상징적 장소로, 윤 대통령에 앞서 이승만·이명박·문재인 전 대통령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엔 하와이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러시아와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 경제 협력에 나서면서 국제사회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며 “정부는 자유와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속히 끝내고 국제사회가 평화와 번영을 이루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건국에 하와이 동포들이 물질적·정신적으로 기여해서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국가의 기틀이 세워졌다”고도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9일 오전엔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찾아 장병을 격려하고 파파로 사령관 등으로부터 브리핑을 받는다. 한국 대통령의 인태사령부 방문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29년 만이다. 이후 워싱턴 DC로 이동해 10~11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대통령실은 나토 정상 회의 기간 일본을 포함해 10개국 이상의 국가와 양자 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과의 양자 회담은 10일 열리는 것으로 확정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선 준동맹 수준으로 격상된 북·러 군사 협력 대응책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호놀룰루=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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