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 '감독 선임 과정' 폭로에…축구협회 법적대응 검토

현예슬 2024. 7. 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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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캡틴 파추호' 유튜브 캡처


대한축구협회가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 박주호 축구 해설위원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9일 "박주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서 있었던 일들이라며 폭로한 것은 비밀유지서약 위반"이라면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주호는 지난 2월 20일 정해성 감독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력강화위 위원을 맡아 약 5개월간 차기 감독을 선임하는 작업에 참여해왔다. 그는 지난 4월 2일 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 위원 활동과 관련한 '비밀유지서약서'에 서명했다. 서약서에는 '본 회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는 행위가 확인될 경우, 어떠한 처벌이나 불이익도 감수할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전날 박주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에 전력강화위를 비판하는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박주호는 "국내 감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며 "어떤 외국 감독을 제시하면 무조건 흠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중에는 본인이 임시 감독을 하고 싶어 하는 분도 있었다"며 "전체적인 흐름은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임명하자는 식으로 흘러갔다"고 덧붙였다.

영상 촬영 당시 홍명보 감독이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박주호는 "몰랐다"며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 전력강화위원회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하루만인 이날 오후 9시 40분 기준 200만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것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축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박주호가 참석한 10차 회의에서) 위원들은 '5명의 후보까지 위원회가 추천할 테니, 다음 과정은 이 후보들로 위원장이 진행하도록 정해성 위원장에게 위임'한 바 있다"면서 "홍명보 감독은 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당시 위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축구협회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후보를 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박주호가 전달받고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원으로서 자신이 지지한 바와 다른 결과에 대해 놀라고 낙심할 수는 있으나 결과가 내 예상이나 의도와 다르다고 해서 '절차가 아니다'라는 것은 위원으로서 바른 언행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주호가)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한바,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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