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십 가격 인상’ 쿠팡, 공정위 조사 도중 자진시정

다음 달 와우멤버십 월 구독료 인상을 앞둔 쿠팡이 요금 인상에 대한 소비자 동의 의사를 확인하는 기능을 신설했다. 쿠팡이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동의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경쟁 당국이 조사를 시작하자 자진시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9일 쿠팡은 자사 홈페이지 뉴스룸을 통해 멤버십 요금 인상에 대한 동의 의사 확인 기능을 새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오는 8월 7일부터 와우멤버십 월 구독료를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려 받을 예정이다. 이 경우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사전에 요금 인상 사실을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쿠팡은 지난 4월부터 이메일과 팝업 공지, 고객 게시판 등을 통해 회원들에게 요금 인상 사실을 안내해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쿠팡이 소비자의 착각이나 실수를 유도하는 상술인 ‘다크 패턴’을 활용해 인상 동의를 받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품 결제 창에 ‘회비 변경 동의’ 등의 문구를 넣어 결제 시 가격 인상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이 같은 쿠팡의 동의 방식이 다크 패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쿠팡의 이번 동의 기능 추가 조치는 이를 의식한 자진시정의 의미가 담겼다. 쿠팡이 최근까지 공정위와 대립각을 세운 것을 감안할 때 자발적으로 시정 조치에 나선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자체 브랜드(PB) 제재 이후 쿠팡 내부에서 발생한 ‘자중’ 분위기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진시정 조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공정위는 그대로 조사를 속행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쿠팡이 자진시정의 의미를 담아 이 같은 조치를 한 것은 맞다”면서도 “공정위의 심사 절차는 그대로 진행하되 자진시정은 조치 수준 감경 등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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