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비를 영화처럼…K팝, 듣기만 하는 음악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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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를 소탕한다는 TV 뉴스를 심각하게 보던 남자들이 급하게 집을 나선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9일 "영화감독들에게도 좋아하는 K팝 아티스트가 한 명쯤은 있기 마련이고 K팝 음악이 좋다는 인식도 일반화됐다"며 "창작의 자유가 주어지는 뮤직비디오는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구기지 않으면서 자신의 예술 세계도 펼칠 수 있는 영역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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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를 소탕한다는 TV 뉴스를 심각하게 보던 남자들이 급하게 집을 나선다. 이들은 인간에게 발각될 위기에 처한 뱀파이어들이다. 한 뱀파이어가 “클로에를 두고 갈 수는 없다”고 말한다. 뱀파이어들은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들을 지켜준 인간 클로에를 찾아 나선다.
이 장면은 그룹 엔하이픈이 지난달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로맨스: 언톨드 콘셉트 시네마’의 일부다. 12분 분량으로 제작된 이 영상은 오는 12일 발매되는 정규 2집 ‘로맨스: 언톨드’를 소개하는 콘셉트 트레일러다.
영화의 문법을 따르는 뮤직비디오가 늘었다. 영화감독이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K팝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이런 흐름은 거세지고 있다.
영화 ‘콜’ ‘발레리나’ 등에서 짙은 누아르 감성을 보여준 이충현 감독의 손길을 거친 엔하이픈의 트레일러 영상엔 멤버들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담겼다. 소속사 빌리프랩은 “3년여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라 규모를 키워 단편영화 형태로 콘셉트 트레일러를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공개된 방탄소년단 멤버 RM의 솔로 2집 선공개곡 ‘컴 백 투 미’ 뮤직비디오는 호화 제작진으로 화제가 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을 제작한 이성진 감독과 영화 ‘헤어질 결심’ ‘암살’의 류성희 미술 감독, 영화 ‘1987’ ‘만추’의 김우형 촬영 감독이 참여했다. 뮤직비디오엔 ‘성난 사람들’에 출연한 조셉 리와 애플TV플러스 시리즈 ‘파친코’에 출연한 김민하 등이 등장했다.
지난 1월 공개된 아이유의 ‘러브 윈스 올’ 뮤직비디오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주목 받았다.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경로도 다양해졌다. 임영웅은 신곡 ‘온기’ 뮤직비디오의 풀버전인 단편영화 ‘인 악토버’를 지난 6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티빙과 쿠팡플레이에서 공개했다. 뮤직비디오는 31분 분량인 ‘인 악토버’를 편집한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K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아티스트 간 경쟁이 심해진 데 따른 것이다. 아티스트 측은 차별화된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영화감독에게 참여를 제안하고, 감독들은 뮤직비디오를 만들며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감독들의 손을 거친 뮤직비디오는 영화에 버금가는 화면의 질감과 섬세한 연출, 깊이 있는 서사 구조를 갖추게 됐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9일 “영화감독들에게도 좋아하는 K팝 아티스트가 한 명쯤은 있기 마련이고 K팝 음악이 좋다는 인식도 일반화됐다”며 “창작의 자유가 주어지는 뮤직비디오는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구기지 않으면서 자신의 예술 세계도 펼칠 수 있는 영역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예로 이성진 감독은 “RM의 팬이어서 참여하게 됐다. 이런 독창적인 천재들과 작업할 기회를 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K팝 산업의 저변이 넓어지는 과정 중 하나라는 시각도 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이 발전하면서 뮤직비디오의 중요성이 강조돼왔지만 그간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창작자는 제한적이었다”며 “영화감독과의 협업으로 아티스트의 세계관에 깊이를 더할 수도 있고 새로운 양식이 적용되기도 하면서 K팝 산업이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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