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싼맛에 골랐는데 "부가세 10% 별도요"…글로벌 강타 쉬인 팝업
서울 성수동 팝업 현장
구겨진 옷, 특색 없는 매장 방문객 실망
"일본에서 쉬인은 가격이 저렴해서 평소 자주 구매하던 온라인쇼핑몰인데, 배송받으면 품질이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아 오늘은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
9일 중국계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의 국내 첫 오프라인 매장인 서울 성동구 쉬인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20대 일본인 아사미씨는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패스트패션(SPA) 시장을 강타한 쉬인은 전날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스토어 외관에 걸린 쉬인의 서브 브랜드 '데이지'의 앰버서더 김유정씨가 고객들을 가장 먼저 맞았다.
쉬인은 데이지, 어뉴스타, 모드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직접 옷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데이터 리서치 업체 마켓플레이스펄스에 따르면 세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가장 큰 50개국 중 25개국에서 쉬인은 다운로드 수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만원대(10달러)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옷을 구매할 수 있어 전 세계 '패스트패션'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자라, H&M 등 스파 브랜드보다 압도적으로 매출이 많다.
오픈 이틀째를 맞이한 쉬인 팝업스토어에는 10여명 정도의 방문객이 눈에 띄었다. 한국인보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많은 모습이었다.
1층 매장에 들어서자 김유정씨가 화보 촬영에서 입고 직접 코디한 제품들이 진열된 데이지 전용관이 펼쳐졌다. 데이지는 사랑스럽고 패셔너블한(유행에 민감한) 한국인들의 옷 취향을 따라 하고 싶은 소비자를 겨냥해 이번에 새롭게 만든 브랜드다. 쉬인이 한국인들이 많이 입는 옷을 재해석해 새롭게 만든 것이다.
2층 매장은 발레코어, 이지웨어, 휴가, 파티, 긱시크룩 등 브랜드 구별 없이 콘셉트별로 진열됐다. 30평가량의 공간에는 수천 벌의 의류로 가득 찼다. 쉬인 관계자는 "옷 개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며 "고객들이 더 많은 옷을 만져보고 눈으로 확인해 쉬인에 대한 경험을 키우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콘셉트의 옷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이날 매장에서 가장 비싼 가격대였던 5만원대의 블레이저 재킷은 옷 위에 얼룩이 묻은 데다 구겨진 모습이었다. 치마와 티셔츠의 경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구김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날 매장을 방문한 신모씨(18세)는 "평소 에이블리와 무신사를 통해 옷을 자주 구매하고 있다"며 "가격 대비 질은 괜찮은 것 같은데 쉬인에서 지속적으로 구매하기엔 질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난해한 옷들도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쉬인의 최대 경쟁력으로 꼽히는 가격 부분도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쉬인은 이번 팝업스토어에 부가세 10%를 공개적으로 내붙였다. 부가세의 경우 가격표에 부착된 가격은 한국의 부가세율 반영하기 전 가격이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앱)과 동일하지만, 현장 판매가 이뤄질 때는 해당 가격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는 가격과 실제로 구매할 때 지불해야 가격이 달라 부정적인 구매 경험을 느낄 수 있다. 예컨대 9800원짜리 옷을 산다고 가정하면 실제로 계산해야 하는 금액은 1만원이 넘게 된다.
쉬인 측은 "매장에서 제품을 구경하고 쿠폰 혜택이 많은 온라인으로 구매를 할 수 있도록 QR을 제품마다 넣었다"며 "매장에서 매출을 크게 올리는 것보다 제품을 더 많이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물건을 구매하지 않아도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가품으로 이슈가 됐던 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쉬인은 매장에 미국 브랜드 '폴로', 캐주얼 브랜드 '키르시' 등과 유사한 디자인의 티셔츠를 진열해 가품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논란이 되는 부분을 인지하고 해당 제품은 현재 제외했다"며 "이에 대해 드릴 말씀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쉬인 팝업스토어는 오는 14일까지 진행된다. 쉬인은 국내에 상설 매장을 내기보다는 주기적으로 팝업스토어를 통해 소비자들과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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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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