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일 당대표 출마…'어대명' 비판엔 "읽씹 논란 與보다 낫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당 대표 연임 도전을 공식 선언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위기 극복과 정당 발전 방안을 담은 8·18 전당대회 출마 선언문을 발표한다.
이 대표 측은 9일 통화에서 “물가가 급등하고 서민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무능한 정부 대신에 제1당인 민주당이 새로운 성장과 민생 회복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로봇, 기후위기 등 미래먹거리 산업에 대한 비전 등을 담아 실용주의를 앞세운 ‘2기 이재명 체제’와 민주당의 집권 플랜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출마선언에서 ‘당원 민주주의’도 강조할 계획이다. 이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기존과 달리 국회의원을 규합해서 대표가 된 게 아니라 당원들의 힘으로 주류가 된 사례”라며 “당원의 직접 민주주의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의 주요 정치적 기반은 강성 지지층으로, 출마선언을 국회가 아닌 당사 2층 당원존에서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원존은 이 전 대표가 2020년 취임 1호 지시 사항으로 만든 공간이다.
앞서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이번 전당대회 투표 시 권리당원 비율을 기존 40%에서 56%로 올리고, 대의원 투표 비율은 30%에서 14%로 낮췄다. 권리당원 중 다수는 이 전 대표 강성 지지층들로, 이들의 입김도 그만큼 강해졌다.
한편 김두관 전 의원은 이날 “이재명 독주 체제를 막겠다”며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세종시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제왕적 당 대표, 1인 정당화로 민주주의 파괴의 병을 키우고 있다”며 “연대를 지향한 김대중 정신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한 노무현 정신도 실종됐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은 언감생심, 1인의 지시에 일렬종대로 돌격하는 전체주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며 “이를 막지 못하면 민주당의 위기는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친노·친문’ 마케팅을 앞세울 계획이다. 출마선언에서 “노무현의 도시,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상징 도시, 세종시에서 여러분을 뵙게 돼 각오가 새롭다”고 밝힌 김 전 의원은 1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11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하지만 당에선 이 전 대표의 재선을 기정사실로 본다. 최고위원 출마자들도 하나같이 이 전 대표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하고 있다. 이날까지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밝힌 강선우·김민석·김병주·민형배·이성윤·이언주·전현희·한준호 등 대부분이 친명(親明) 인사들이다. 이들은 출마선언에서도 자신의 정치 철학보다 “국회에서 가장 먼저 이재명을 선택했다”(민형배) “이재명 지키는 수석 변호인이 되겠다”(전현희)며 이 전 대표에 대한 충성심을 앞세웠다.
이 전 대표의 연임 시도에 대한 비판도 잦아들고 있다. 최근 김건희 여사와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나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간에 ‘문자 읽씹 논쟁’이 불거지면서 민주당에선 “차라리 이재명 일극 체제가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조용한 전당대회’라며 흥행실패를 우려했던 목소리가 여당의 분열로 모두 묻혀버렸다”며 “우리도 전당대회보다 여당의 ‘읽씹 논란’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후보가 난립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저 꼴이 난 걸 보니 차라리 일극 체제가 괜찮아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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