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200원 vs 9870원…노사, 내년 최저임금 1차 수정안 제시
내년도 최저임금 1차 수정안으로 노동계는 시간당 1만1200원을, 경영계는 9870원을 각각 제시했다. 노사의 최초 요구안이 제출된 후 2시간 만에 1차 수정안이 나온 것으로 당초 제시한 최초 요구안보다 노동계는 1400원 인하했고, 경영계는 10원 더 인상했다.
9일 오후 3시,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내년도 최저임금과 관련해 본격적인 임금 인상 수준 논의에 착수했다. 경영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와 같은 시간당 9860원을 제시했다. 월급(하루 8시간씩 주5일 근무)으로 환산하면 206만740원이다.
그간 사업자의 지급능력을 간과한 채 최저임금이 결정돼 이미 한계에 부딪혔다는 이유에서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의 적정 상한은 중위임금의 60%지만 한국은 중위임금의 65.8%를 넘어섰고 주요 7개(G7) 국가 평균보다도 월등히 높다”며 “최저임금 수준을 과도하게 높여 어려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좌절과 고통을 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동계는 올해보다 27.8% 증가한 1만2600원(월급 263만3400원)을 주장했다. 인상률을 대폭 올린 근거로는 고물가로 인한 노동자 실질 임금 감소와 소득 분배지표 악화 등을 꼽았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비혼 단신 노동자의 생계비는 월 245만원이 넘게 필요하다”라며 “현재 최저임금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며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하며 노동자 실질임금 저하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초 요구안 제시 이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회의가 종료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노사는 2시간여의 회의 끝에 이날 바로 1차 수정안을 발표했다. 노동계는 당초 제시한 인상률의 절반 수준인 13.6%(올해 대비) 인상한 1만1200원(월급 234만800원)을, 경영계는 0.1% 인상한 9870원(월급 206만2830원)을 제시했다. 이로써 노사 간 격차가 '2740원'에서 '1330원'으로 확 줄었다.
노사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수정안을 내놓은 건 촉박한 심의 기한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최임위가 협상 마지노선으로 잡아놓은 기한은 오는 11일이다. 법정 고시 시한은 8월 5일이지만 행정절차까지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회의가 끝난 직후 한국노총 측은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선 최초 요구안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실현 가능성과 실질적 논의 진전을 위해 인상률을 대폭 낮췄다”고 설명했다.
최임위는 앞으로 노사 요구안을 놓고 간격을 좁히는 수준 심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사 양측이 끝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표결로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의 경우 15차례 회의를 통해 10번의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에 양측이 제출한 최종안(11차)을 표결에 부쳤다.
한편, 최저임금이 내년에 처음으로 1만원을 돌파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금보다 140원(1.42%)만 인상되면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게 된다. 역대 최저 인상률은 2021년도 최저임금(8720원)을 결정할 때 기록한 1.5%(130원)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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