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부정적이라?…'길거리 고아' 영화 개봉 직전 취소
중국 검열 당국이 길거리 고아 두 명의 우정을 다룬 영화의 개봉을 직전에 취소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와일드 차일드' 제작진은 지난 3일 성명에서 "후반 작업 문제로 '와일드 차일드'의 7월 10일 개봉을 취소한다"며 "전액 환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극장과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우리는 돌아올 것이다.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와일드 차일드'는 여름 휴가철에 맞춰 제작된 건전한 가족 영화 중 하나로, 티켓 예매 플랫폼 타오퍄오퍄오에서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 2위에 올랐다.
공개된 영화 예고편에는 10대 고아와 그보다 어린 고아가 낡은 소파를 실은 인력거를 타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낚아채고 노점에서 과일을 훔치는 모습이 담겨있다.
여기에는 "그들은 엄마나 아빠가 없고, 다른 사람들이 남긴 음식으로 살아간다"며 "작은 아이가 큰 아이에 의해 우리에서 벗어나고 큰 아이는 그를 돌보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두 아이는 서로 아무런 사이가 아니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또 큰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맞으며 괴롭힘을 당하고 작은 아이가 구해낸 후 함께 다니면서 노숙하고 거지왕에게 이용도 당하다가 마침내 버려진 아파트에서 외부의 도움 없이 살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만 정치 평론가 청첸위엔은 이 영화가 중국 도시의 길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RFA는 "영화 개봉이 취소된 것은 중국 공산당이 창작 산업에 당의 성취를 칭송하고 관객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제공할 콘텐트를 더 많이 제작하라고 촉구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며 "당의 검열은 제작 중인 영화를 검토하고 때로는 편집 과정에 강제로 손을 댄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영화 상영 취소에 대한 이유는 공개적으로 거의 설명되지 않으며, 제작자나 감독들은 자신들의 생계가 정부 승인에 달려 있기에 그에 대해 발언하지 않을 듯하다"고 전했다.
또 검열 당국이 장밋빛 이야기만 선호하고 있다며 "지난 4월 온라인 검열 당국이 출생률 진작 차원에서 가족생활의 슬픔이나 좌절보다는 기쁨에 초점을 맞춘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수백편의 온라인 가족 드라마를 삭제했다"고 전했다.
호주에 거주하는 작가 위안훙빙은 영화 상영 취소 결정이 중국의 '프로파간다 차르'인 차이치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직접 내린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인 차이치는 일각에서 중국의 실질적 2인자로 불린다.
위안훙빙은 "정보에 따르면 이 영화가 젊은이와 10대에게 긍정적인 방식으로 성장하고 번영하라고 독려하는 주된 주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한 사람이 차이치"라며 "(차이치는) 이 영화가 오늘날 중국에서의 삶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도록 오도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개봉을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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