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윤석열, 부끄럽지도 않나?... 국회가 응답하라"

최경준 2024. 7. 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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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에 '결자해지' 촉구했지만, 또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경제·민생 걷어차 버려"

[최경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
ⓒ 경기도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새로운미래, 사회민주당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야6당 긴급 규탄대회를 열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본인이 결자해지할 기회를 걷어차 버렸다. 경제도 민생도 국정도 모두 걷어차 버렸다"고 맹비판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SNS를 통해 "대통령님, 부끄럽지도 않습니까?"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어 "열흘 후면 채 상병 1주기"라며 "이제 국회가 응답해 달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안'에 재차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특검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국회에서 특검법 재의결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대통령이 말한 '법치'인가?"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에 전자결재를 통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무회의를 열어 '채 상병 특검법'의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

'채 상병 특별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된 지 37일 만인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2대 국회 1호 법안이었다. 윤 대통령은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지 닷새 만이자 정부로 이송된 지 이틀 만에 두 번째 거부권을 행사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15번째 법안이 됐다.

대통령실은 전날(8일) 경찰이 발표한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를 언급하며 특검법안이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어제(8일) 발표된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과 책임소재가 밝혀진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순직 해병 특검법은 이제 철회되어야 한다"며 "또한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다 사망한 해병의 안타까운 순직을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악용하는 일도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태평양국립묘지(펀치볼)를 방문, 헌화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날 경북경찰청은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 당초 이 사건을 조사한 해병대수사단은 임성근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 포함했지만, 갑작스레 수사 결과 발표가 미뤄지고, 경찰에 이첩된 조사 내용도 회수됐다. 이후 박정훈 당시 해병대수사단장이 항명죄로 기소되고, 국방부조사본부의 재조사 결과 혐의자가 축소됐다. 그 배경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설'이 제기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동연 지사는 지난달 21일 SNS를 통해 "'한 사람의 격노로 모든 것이 꼬이고, 수많은 사람이 범죄자가 됐습니다', 오늘 청문회는 박정훈 대령의 저 한마디로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어 "이것이 대통령이 말한 '법치'인가? 결자해지하라. 그래야 국회도 경제도 민생도 정상화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대통령이 불행해지지 않을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22대 총선 직후인 지난 4월 11일에도 "이번 총선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며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드는 길은 '경제와 민생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거부권 행사 등 비상식과 불공정은 대통령 스스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재석 190인 중 찬성 189표, 반대 1표로 가결되자,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기뻐하고 있다.
ⓒ 유성호
 
'채 상병 특별법' 국회 재의결?... 여당 8표 확보가 관건

한편 조국혁신당은 이날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재의결에 실패하면 '윤석열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일동은 "대한민국은 민심을 정면으로 거슬러 도전한 대통령을 가만두지 않는다. 조국혁신당은 그 민심을 받들겠다"고 밝혔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거부한 특검법을 국회에서 재의결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 민심을 거론하면서도 이번 특검법에 반대했던 국민의힘 의원들 설득에도 나설 것"이라고 했다.

'채 상병 특검법'을 국회에서 다시 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야당이 재의결 시 가결을 위한 200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 8명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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