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턴키 경쟁력 강화…"2027년 '원스톱 AI 솔루션' 완성"(종합)
최시영 삼성전자 사장 기조연설
日 AI 가속기 2나노 턴키 수주
韓 팹리스 위해 MPW 지원 강화
"삼성의 통합 솔루션은 인공지능(AI), 고성능컴퓨팅(HPC) 성능을 보장할 뿐 아니라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도 고객 편의를 극대화한다. 2027년에 포토닉스(광학 소자 기술)까지 확보한다면 '원스톱 AI 솔루션'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AI 시대를 맞은 삼성 파운드리 경쟁력이 턴키(Turn Key, 일괄 생산)에 있다고 밝힌 최 사장은 "종합적인 AI 솔루션은 AI 혁명에서 성공할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日 AI 가속기 2나노 기반 턴키 수주 성과
최 사장은 이날 "침체된 시장 환경 속에서도 AI는 가장 빠르게 진화해왔다"며 "그 속도가 놀라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진화가 멈추지 않고 계속되려면 다양한 기술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며 "반도체 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상황에서 파운드리 먹거리를 늘리기 위해 턴키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 설계자산(IP)부터 인터포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로직, 어드밴스드 패키지까지 포함해 각 솔루션을 종합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최 사장은 "각 솔루션을 개별로 제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통합해서 제공하는 곳은 세계에서 단 한 곳(삼성전자)"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성과는 가시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디자인솔루션(DSP) 업체인 가온칩스와 협력해 선단 공정 턴키 서비스를 수주했다. 일본 AI 기업인 프리퍼드 네트웍스(PFN)의 2나노(SF2) 기반 AI 가속기를 2.5D 첨단 패키지를 통해 양산할 계획이다. PFN은 딥러닝 분야에서 칩뿐 아니라 슈퍼컴퓨터, 생성형 AI 기반 모델까지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로드맵대로 선단 공정 기술력도 높이고 있다. 2022년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의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최근 2세대 3나노 공정을 진행 중이다. 최 사장은 "2025년 2나노 공정을 시작으로 2027년 SF2Z(후면전력공급(BSPDN) 기반 2나노 공정)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2027년엔 1.4나노 공정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심상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AI를 통해 세상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며 HBM 품귀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짚었다. 그는 "HBM은 지금도 없어서 못 판다"며 "고객을 만나면 HBM 달라고 아우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도 구할 수가 없기에 메모리사업부 가서 HBM 더 달라고 해야 한다"며 "작년 대비 올해 HBM 수요가 네 배 올랐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 발표자로 참석한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는 "16층 HBM4는 패키징 외에 여러 최첨단 패키지 기술뿐 아니라 성능, 전력, 면적 최적화를 위해 핀펫(FinFET) 등과 같은 신규 공정까지 다양하게 새로운 기술들을 모두 확보해 이를 적절히 조합, 구현하는 것이 필수"라며 "계획된 일정에 맞춰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팹리스 시제품 생산 돕는 MPW 서비스 늘린다
삼성전자는 이날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지원하겠다며 관련 계획도 구체화했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는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과 협력하기 위해 선단 공정 외에 다양한 스페셜티 공정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전력 효율을 높이는 BCD, 엣지 디바이스 정확도를 높여주는 고감도 센서 기술 등 스페셜티 솔루션 융합을 통해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AI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셜티 공정 기술은 임베디드 메모리와 이미지센서 등 특정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공정에서 쓰인다. BCD 공정은 아날로그 신호제어(Bipolar)와 디지털 신호제어(CMOS), 고전압 관리(DMOS)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칩에 구현하는 과정으로, 주로 전력 반도체 생산에 활용된다.
삼성전자는 또 국내 팹리스 업체가 HPC, AI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DSP 파트너와 지원할 계획이다. 팹리스 업체들의 시제품 생산을 위한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서비스 지원도 강화한다. MPW 서비스를 활용하는 고객은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설계를 배치해 테스트하며 제조 비용을 줄이고 반도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MPW 서비스 총횟수는 4나노부터 130나노 공정까지 총 32회다. 이는 지난해 대비 약 10% 증가한 수치다. 내년에는 횟수를 35회까지 늘린다. 특히 국내 팹리스와 DSP 수요가 많은 4나노 공정에선 내년 MPW 서비스를 올해보다 1회 더 추가 운영해 HPC, AI 분야 국내 첨단 반도체 생태계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일본·유럽 파운드리 포럼 하반기 개최 예정
삼성전자는 이날 파트너사 간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고 혁신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국내 팹리스 기업인 텔레칩스와 어보브, 리벨리온 등 3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세션 발표를 통해 삼성전자와의 성공적인 협력 성과와 비전, 팹리스 업계 트렌드 등을 공유했다.
삼성전자와 국내외 파트너사는 이번 SAFE 포럼에서 2.5D 및 3D 칩렛 설계 기술과 IP 포트폴리오, 설계를 검증하고 최적화하는 방법론 등 AI 반도체 설계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서 개최한 파운드리 포럼에서 최첨단 패키지 협의체(Multi-Die Integration Alliance) 첫 워크숍 결과를 파트너사와 공유한 바 있다. 회사는 이 자리에서 첨단 공정 기술과 설계 인프라, 패키지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고성능·고대역폭 반도체 구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글로벌 주요 거점 지역에서 매년 파운드리 포럼과 SAFE 포럼을 열고 있다. 미국과 국내서 각각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하반기엔 추가로 일본(도쿄)과 유럽(독일 뮌헨)에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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