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반발 속 '대통령 탄핵' 청문회 가결... 김여사도 증인
[조혜지, 복건우, 남소연 기자]
▲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 남소연 |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 : "지난 8일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국회 법사위에 탄핵 청원) 안건 상정 시기가 같은 날 어제 오후였다. 혹시 (민주당의) 안건 상정에 북한 조선노동당 담화가 참고된 것이 아닌가."
장경태 민주당 의원 :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9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 청원을 안건으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곽규택 의원의 발언 끝에 야당 의원석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청원에 참여한 국민) 100만 명이 북한 주민이겠나"라고 반박했다. 곽 의원이 멈추지 않고 "민주당이 조선노동당의 2중대임을 자임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이어가자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저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고 7번, 자진 퇴장 2번... '탄핵사유' 놓고 여야 격전
이날 법사위는 '탄핵 청원' 절차 문제를 넘어 '탄핵 사유' 논쟁까지 이어졌다. 정청래 위원장의 입에선 '경고'가 일곱여 차례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간사 선임 상정 순서에 반발해 회의 30여 분 만에 한 차례, 대체 토론 발언 기회 제지에 또 한 번, 총 2번 회의장을 퇴장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되나?"
전현희 민주당 의원 : "되죠."
주진우 : "발언할 때 말 끊지 마시라."
전현희 : "질문해서 답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청원 안건 상정이 절차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의원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청문회 내용으로 다뤄지는 것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단독 입법 청문회로 증인 망신주기를 다 하고 또 같은 이슈로 한다는 거냐"면서 "법리를 정확히 검토하도록 소위에 회부해라"라고 요구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국회법을 제시하며 "청원안은 자동으로 법사위에 회부돼있고, 대체 토론이 진행중"이라면서 "(주 의원) 본인도 토론에 응하고 있으면서 이 안건이 무효라고 하면 토론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탄핵 사유'를 둘러싼 논쟁은 주로 같은 날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맞춰 있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경북경찰청의 수사 결과 발표를 맹비난 하면서 "법사위는 130만이나 되는 국민 요구 동의 청원을 적극 받아들여 증인을 불러 청문회 하고 조사해야 한다"라면서 "130만 요구 청원을 어떤 명분, 어떤 논리로 거부하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탄핵 청원 청문회 반대 논리는) 법 기술자들이 하는 애드리브에 불과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청원의 절차상 한계를 주장한 국민의힘 측 주장에 "이번 청원이야말로 우리 국회가 해야할 일을 한 것"이라면서 "헌법 상 국회는 대통령 탄핵 소추가 가능하다. 헌법을 잘 공부하길 바란다"고 했다.
▲ '윤석열 탄핵' 청문회 실시계획 의결 앞두고 퇴장하는 국민의힘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서류제출 요구의 건,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상정하자, 유상범·송석준·박준태·곽규택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해당 안건 의결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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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 "발언을 중지합니다."
송석준 : "왜 중지합니까?"
정청래 : "국회의원이 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면 발언을 중지할 수 있어요."
송석준 : "왜 그렇게 자의적으로 회의를 진행합니까?"
(중략)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 "토론을 중단할 권한이 없어요!"
정청래 위원장 : "토론은 충분히 했어요.. 국회법 따라 토론을 종결합니다."
송석준 : "직권남용이야 당신, 지금!"
곽규택 : "위원장님이 뭔데 그런 결정을 합니까!"
유상범 : "나가시죠. 이게 법대로야? 멋대로죠."
이날 법사위도 정 위원장과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 간 설전은 계속됐다. 회의 마무리께, 탄핵 청원 대체 토론을 신청하다 가로막힌 국민의힘 의원들은 결국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 위원들이 나간 뒤 "국회법을 잘 보길 바란다"면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의 주도로 상정, 가결된 이날 청문회 계획안에는 ▲채상병 사망 수사외압 의혹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에 집중된 증인 및 참고인 출석 요구 건이 포함됐다.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 위원장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김건희 여사 등 증인 39인과 7명의 참고인 출석을 요구한다"면서 "채택된 증인은 불출석 시 증언 감정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음을 유념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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