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도 "매우 이례적"…폭우 뒤 체감 33도 열대야 '고통의 밤'
한밤중에 폭우와 폭염이 동시에 남부지방을 덮치면서 고통스러운 여름밤이 이어지고 있다. 9일 밤사이에도 또다시 전국적으로 야행성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 비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 방재기상시스템에 따르면, 경북 경주시는 자정을 막 넘긴 9일 새벽 최고 체감온도가 33도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폭우도 쏟아졌다. 새벽 2시 39분에는 비의 강도가 시간당 최대 57㎜에 달했다. 고령군은 새벽 1시 19분 최고 체감온도가 30도까지 오른 뒤 새벽 4시 6분 시간당 강수가 63㎜까지 도달했다.
경북과 충청권은 이틀 연속 야행성 폭우가 쏟아지며 48시간도 지나지 않아 누적 강수량 200㎜를 넘긴 지역이 속출했다. 7일 오후 7시부터 9일 오후 1시까지 경북 상주에는 264㎜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충북 옥천은 261.7㎜, 경북 영양은 230㎜, 의성 229㎜, 안동 225㎜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비 온 밤에 체감온도 33도…기상청도 “이례적인 수치”
많은 비가 내리면 기온이 내려간다는 공식도 깨졌다. 전날 오후 7시부터 9일 오전 9시까지 117.5㎜의 비가 쏟아진 경주는 밤사이 체감온도가 폭염주의보 기준인 33도까지 올랐다. 밤중에도 폭염 수준의 무더위가 나타난 것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밤사이 체감온도가 33도에 달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라고 말했다. 이틀간 각각 182㎜, 168㎜의 많은 비가 쏟아진 경북 경산과 대구도 이틀 밤 내내 최고 체감온도 30도를 웃돌았다.
또 야행성 폭우…기상청, 전국에 호우 예비특보 발표
저기압으로 인한 강수는 ‘띠 장마’와 달리 보다 넓은 지역에 나타난다. 기상청은 이 저기압이 밤사이 서에서 동으로 느리게 이동하면서 강한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9일 밤에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권, 전북 군산·익산에, 10일 새벽에는 강원도와 경상권, 전라권에 호우 예비특보를 내렸다. 예비특보는 가까운 장래에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예측될 때 발표된다. 산림청도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산사태 위기경보를 '주의'(2단계)에서 '경계'(3단계)로 상향했다.
10일 아침에 저기압은 동해로 빠져나갈 전망이지만, 중부지방은 강원도를 중심으로 저기압 후면의 비구름대 영향으로 강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서해에서 정체전선이 남해안 부근으로 진입해 전남과 경남에 집중적으로 비를 뿌릴 전망이다.
경기 남부·충청·강원 최대 150㎜ 물폭탄 비상
아울러 기상청은 9일 밤부터 전국 어디서든 시간당 강수량이 30~50㎜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많은 비가 내린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무더위와 열대야도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내일(10일)과 모레(11일)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1도 내외로 올라 덥겠다”며 “경남권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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